생명의 다리, 생명을 잇다

입력 2012-12-05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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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방지벽보다 ‘말 한마디’가 효과

‘생명의 다리’는 개통 전부터 치밀한 연구를 통해 탄생한 결과다. 다리의 문구와 ‘한번만 더 동상’등의 제작물은 자살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1년간에 걸쳐 공들여 준비됐다.

◇마포대교 자살률 1위대교 불명예 = 우리나라는 한해 자살자수는 1만5000명을 넘을 정도로 OECD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중 한강 다리에서 투신하는 사람은 최근 5년간 933명(1년 평균 187명)으로 한강 투신에 대한 사회적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2010년 한강에서의 자살 시도자가 1301명(1일 평균 3.5명)으로 기록되고 있다.

그 중 마포대교는 최근 5년간 108명(한달 평균 1.8명)이 투신, 48명이 사망하여 한강 다리 중 가장 많은 투신자가 발생한 다리다.

그동안 한강 다리의 자살방지 대책으로는 ▲투신 방지벽 설치 검토 ▲마포·한강대교에 SOS긴급 상담전화 설치 ▲투신사고 관제시설 설치 등 물리적인 방법이 주였다.

◇생명의 다리, 물리적 설치 아닌 감성에 호소 = 외국의 경우 자살률이 가장 높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나 중국 난징의 창장대교는 오랜 기간 투신방지벽 설치 등을 검토했으나 미관저해, 안전성 문제, 주변 환경 악영향 등으로 설치하지 못했다. 현재 금문교는 다리 위에 상담전화를 설치하였고, 창장대교는 전문구조요원 4명을 배치하여 24시간 순찰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물리적인 시설물 설치는 ‘자살의 장소만 바꿀 수 있을 뿐 근본적인 자살방지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시민단체 의견 등으로 장기간 새로운 대안을 받아들여 ‘생명의 다리’를 고안하게 된 것이다.

한국자살방지협회, 생명의 전화, 보건복지부, 소방방재협회 등 각계 전문가들의 공청회를 거쳤다. 난간 문구는 광고회사 제일기획에서 자살 방지를 위한 인간 심리를 연구하여 제작했다.

이는 난간을 높이고 방지벽을 설치하는 물리적인 방법보다 5분의 1 정도 예산을 절감하면서도 시민과 소통하고 서울의 명소화를 위해 구성된 세계 최초로 시도된 방안이다.

이번 마포대교에 설치될 ‘생명의 다리’ 설치물은 실제 투신이 일어나는 장소에 센서를 통해 보행자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보행자와 대화하듯 감성적 메시지가 전달되어 투신 시도자들의 비관을 희망으로 바꾸고,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인식 시킬 것으로 보인다.

메시지 적용구간은 다리시점에서 중간지점까지 4개구간. 4개 유형의 메시지로 구성한다.

메시지 내용으로는 ‘밥은 먹었니’ ‘고민 있니’ 등 친구와 대화하듯 편안한 내용으로 직접적으로 자살을 언급하지 않으며, 메시지는 상황변화에 따라 새로운 내용으로 바꿔 나간다.

또한 다리 중간 전망대구간 양측에‘한번만 더 동상’을 설치하여 새로운 희망을 얻기 위한 상징물로 활용한다. 자살방지기금 마련을 위해 동전투입구를 설치하는 등 시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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