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작은 사치'가 뜬다]명품가방은 못 사도… 명품과자 한 조각의 기쁨

입력 2012-12-06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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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여파에 대리만족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

불황이 대한민국 소비지도를 바꿔놓고 있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꺾일 것 같지 않던 명품 판매도 줄어드는 등 소비자들이 지갑을 꽁꽁 닫고 있다..

이른 추위로 백화점에서 코트와 아웃도어 등 겨울 의류 제품 판매가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하기도 했지만, 대형가전은 김치냉장고 구입 철임에도 불구하고 5% 정도 밖에 신장하지 않았다. 하반기 에는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연말에 가족과 친구, 연인에게 줄 선물 구매를 아예 안할 수는 없는 일. 고가의 가전제품이나 자동차, 명품 등의 수요는 줄었지만 간단한 유명 먹거리 등은 백화점에서 잘 팔리고 있다. 불황에도 자신과 가족들을 위한 ‘작은 사치’ 정도는 용납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백화점의 독일 과자 슈니발렌 판매대 앞에는 이를 사려는 사람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40분까지 기다리는 일이 허다하다. 1개에 3500원 짜리지만 매달 두 배 이상 팔리고 있다.

불황기에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마음껏 소비하지 못하는 마음을 달래기 위해 작은 사치를 통해 만족감을 얻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독일 과자 ‘슈니발렌’
독일 과자 뿐만 아니다. 고급 조미료와 소스, 올리브 등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시중에선 볼 수 없는, 백화점 프리미엄 식품매장에 가야만 구입할 수 있는 먹거리들이다. 옷이나 가방은 못사더라도 입만은 호사시키겠다는 것이다. 현대백화점 본점은 천연식품 브랜드 크레센도를 운영하고 있다. 갤러리아 백화점도 프리미엄 마켓과 레스토랑을 결합한 식품관을 론칭했다. 앞서 신세계 강남점에는 프리미엄 식재료 전문점 딘앤델루카를 열어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깊어진 불황에 저가 상품을 내놓거나 무료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마케팅 전략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

지갑을 여는데 인색한 ‘간장녀’, ‘알뜰족’을 위해 원플러스원(1+1) 제품을 비롯, 증량 대비 가격이 저렴한 대용량 제품을 속속 내놓는가 하면 유례없는 파격 세일을 실시하고 있다. 서비스 업계도 ‘무료 체험 서비스’로 알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온라인몰에서는 무료배송과 최저가 보상, 무료 반품 보상제 등을 통해 모바일 쇼핑족 잡기에 혈안이 돼 있다.

11번가는 의류, 잡화 100여 종에 한해 ‘3대 보장 혜택 서비스’를 실시한다. 구입한 패션 상품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반품비를 지원하는 ‘반품 배송비 보상제’를 시작했다. 반품 배송비를 구매자에게 부담시키지 않겠다는 것이다.

세일은 연말에도 그치지 않고 있다. ‘작은 사치’ 심리를 이용해 명품이나 꼭 필요한 아이템 중심으로 할인 폭을 키웠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말까지 명품 브랜드 상품을 최대 8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센 존과 닥스 등은 최대 80%, 폴 스미스와 미쏘니 막스마라는 최대 60%, 에트로 랑방 멀버리 코치 지미추 등은 최대 50%까지 할인이 가능하다. 프라다 구찌 미우미우 아르마니 버버리 마크제이콥스 펜디 등 럭셔리 패션브랜드들도 최대 30% 할인 판매한다.

오픈마켓 옥션은 '올킬 2012'를 실시한다. 올해 소비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20여개 품목을 매일 1~4개씩 판매하는 것. 매일 오전 10시부터 최대 74% 할인된 가격에 선착순 판매한다.

양경덕 옥션 온사이트마케팅팀 부장은 “불황으로 꼭 필요한 상품만 구입하는 풍조가 확산되면서 유통업체별 파격 연말세일이 알뜰소비자들의 타깃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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