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코뱃<사진>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가 대대적인 감원을 발표하면서 기업 체질 개선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씨티는 비용 절감을 위해 전 세계에서 1만1000명에 대한 감원에 들어간다고 CNN머니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감원 규모는 전체 인력 26만1000명의 4%에 해당한다.
씨티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감원 조치로 4분기에 10억 달러의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씨티는 감원으로 연 3억 달러의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감원을 통한 비용절감 효과는 내년 9억 달러, 2014년에 11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씨티는 덧붙였다.
투자은행(IB)·트레이딩을 포함한 기관고객사업 부문에서 1900명, 파키스탄과 터키 등 수익성이 떨어지는 지역을 포함한 글로벌 소매은행 부문에서 6200명에 대한 감원이 이뤄진다.
브라질 홍콩 헝가리 한국 미국에서는 84개의 지점을 통합하거나 폐쇄할 방침이다.
계획이 마무리되면 씨티의 전세계 지점 중 2%가 줄어들게 된다.
위험자산 관리 부문인 씨티홀딩스 직원은 350명 해고한다.
씨티는 직원 보너스 역시 5~10% 삭감할 계획이다.
존 거스패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골드만삭스 금융서비스 콘퍼런스에서 “효율성을 개선하려 노력하고 있다”면서 “경영진은 모든 사업을 검토하고 최적화된 전략 실행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씨티는 앞서 금융위기가 발발한 지난 2008년 이후 전체 인력의 25%를 줄였다.
업계에서는 이번 감원이 지난 10월 취임한 코뱃 CEO의 첫 전략적 결정이라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코뱃 CEO는 “씨티의 변화를 위해 감원은 필수 조치”이라고 강조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코뱃이 CEO에 오른지 6주 만에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면서 앞으로 씨티의 몸집 줄이기가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은행 CLSA는 코뱃 CEO가 내년 4월16일 연례 주주총회를 앞두고 감원 이상의 더욱 큰 경영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레그 플레밍 모건스탠리자산운용 사장은 모건스탠리 역시 최근 감원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씨티의 감원은 지난 수년간의 금융서비스업계 추세와 일치한다”고 평가했다.
포브스는 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금융업계의 매출 감소를 감안하면 추가 감원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금융업계의 매출은 2010년 22% 감소했으나 고용은 6% 늘었다. 매출은 2011년에 18% 줄었고 고용은 5% 감소했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노무라는 지난 9월 “금융권은 경제가 회복할 것으로 예상하고 IB 부문에서 충분히 감원하지 않았다”면서 추가 감원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