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설비투자는 전분기 -7%에 이어 -4.8%를 기록,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기계류 및 자동차 등 운송장비의 투자가 줄어든 탓이다.
특히 설비투자는 지난해 3분기 -1.8% 이후 지난 1분기를 제외하고는 줄곧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같은 장기적인 설비투자의 감소세는 제조업 성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3분기 제조업은 석유, 석탁 및 화학제품이 증가세를 보였지만 운송장비, 정밀기기, 비금속광물 등이 감소하면서 전분기(-0.2%) 대비 -0.4%를 기록, 2분기 연속 감소세를 확대했다.
특히 제조업의 하락세는 전년동기로 비교해볼 때 더욱 두드러진다. 2010년 4분기에 전년동기대비 2.9% 성장을 기록했던 제조업은 이후 2011년 1분기 2.6%, 2분기 2.1%, 3분기 1.7%, 4분기 1.5%를 나타냈다.
또한 올해 1분기 1.1%, 2분기 0.8%, 3분기 0.3% 성장을 나타내 1년 9개월간 줄곧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밖에 농림어업도 전분기 대비 -4.1%, 광공업 -0.4%, 광업 -1.7%, 부동산 및 임대업 -0.2%의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면서 하반기 경기저하를 예고하고 있다.
내수 진작에 영향을 주는 실질 국민총소득(GNI)도 2분기(1.2%)에 비해 크게 줄어든 0.5%를 기록, 향후 제조업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한은 정영택 국민계정부 부장은 “설비투자가 예상 외로 부진해 이에 따른 내수도 부진했고 제조업의 수치도 낮아져서 당초 속보치보다 낮아졌다”고 밝혔다.
이같이 3분기 성장이 연이어 둔화세를 보이면서 한은의 수정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연간 2.4% 또한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유력해지고 있다.
실제로 분기별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을 비교할 경우 4분기 성장률이 2% 중반대를 넘어서야 한은의 목표치를 달성하게 된다. 하지만 하반기 성장률이 급격히 추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3분기보다 나은 성장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와 관련해 정영택 부장은 “11월와 12월 중에 수출이 호전됐지만 생각보다 좋아질 것 같지 않다”며 “연간 성장률이 2.4%가 되려면 4분기 성장률이 전기대비 1.6%를 기록해야 하는데 현 상황으로는 특별한 요인이 없는한 힘들어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만 4분기 수출이 호조세를 보여 마이너스 성장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3분기 성장세가 더욱 하락하면서 성장률이 바닥에서 장기화하는 이른바 ‘L자형’경기침체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주장을 내놓고 있다.
세계 경제 회복세가 아직 뚜렷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이 재정 문제로 이전과 같은 성장세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내년 한국 경제 성장세가 크게 둔화하지는 않겠지만 낮은 수준의 성장이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