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희의 세태공감] 사랑조차 마케팅으로 전락시킨 연예인들에게 묻습니다

입력 2012-12-0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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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분칠한 것들 믿지 말라지만 이봐 오승아 씨, 분칠한 것들에게도 진심은 있는 거잖아?”

▲문화부=박진희 기자
SBS 드라마 ‘온에어’에서 드라마 작가 서영은(송윤아)이 진정성이 없는 톱스타 오승아(김하늘)를 향한 일갈이다. 여기서 ‘분칠한 것들’이라는 말은 연예인을 지칭하는 말로 속과 겉이 달라 믿을 수 없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최근 현실 속에서 ‘분칠한 것들’이라는 비난을 받는 몇 가지 사례가 있다.

지난달 배드민턴 국가대표 이용대 선수와 여자 친구의 뜬금없는 수영장 사진 유출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이 선수는 사진 유출 직전 방송 출연해서 여자친구가 없다고 했지만 이번 일을 통해 거짓임이 들통났다. 사진 유출 후에도 일반인이이기 때문에 보호하고 싶었다는 해명과 달리 그의 여자 친구는 신인배우 한수현이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사진 유출 사건은 한수현 출연 영화 ‘수목장’ 개봉을 7일 앞둔 시점이었다.

신화 멤버 전진과 스피카 멤버 박주현의 열애와 결별은 9월과 11월이었다. 2개월의 시간차를 두고 스피카의 컴백 시점과 교묘히 맞아 떨어졌다. 이 때문에 스피카는 ‘전진 마케팅’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지만 소속사는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젊은 남녀의 열애와 결별이 공교롭게도 영화 개봉, 앨범 발표 직전에 이루어진다고 해서 이를 모두 노이즈 마케팅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대중의 불건전성(?)을 손가락질 할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대중은 이미 복사본처럼 반복 재생산되고 있는 사랑마저 홍보마케팅에 이용하는 연예인들을 너무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연예인과 스타들의 열애에 순수한 시선을 보내기가 힘들어졌다.

지난 2일에는 가수 김장훈이 스물한 살 연하 고은아와 열애설에 휩싸였다. 고은아와 다정한 포즈를 취한 사진을 김장훈 미투데이에 올린 후 “유일하게 매력을 느낀 처자”라는 글을 덧붙여 열애설이 불거졌다. 이후 하루 만에 김장훈 신곡 뮤직비디오 촬영 콘셉트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김장훈은 다시 미투데이를 통해 “장난이었다”는 내용을 담은 장문의 글을 게시했다. 대중들의 반응은 싸늘했고 김장훈은 사과했다. 대중을 상대로 재미를 가장한 홍보마케팅을 펼친 그는 그동안의 선행으로 쌓아왔던 이미지에 스스로 흠집을 냈다.

최근 들어서는 김장훈-고은아 사례와 같이 알쏭달쏭 열애 마케팅이 트렌드를 이루는 추세인가보다. 배우 송중기도 영화 ‘늑대소년’ 홍보 당시 기자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박보영을 가르키며 “예쁘죠? 내꺼에요”라는 발언으로 열애를 의심케 했다. 이후 열애설에 휩싸이자 박보영이 진화에 나섰고, 송중기는 “홍보용 멘트였다”고 시인했다. 대중을 우롱하는 자세다.

‘믿음, 소망, 사랑…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고 했던가. 연예계의 과열 경쟁과 냉정한 생존법칙이 ‘제일’이라는 사랑조차 마케팅수단으로 전락시켜버린 것 같아 씁쓸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마케팅을 고심하는 숱한 신인들은 있다. 그리고 손쉽게 큰 효과가 보장된 열애 마케팅의 유혹을 느낄 지도 모를 일이다. 그들에게 묻고 싶다. “진짜 사랑은 해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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