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연예인들이 대선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각 후보들의 열띤 길거리 현장 연설에도 시민들의 관심을 끌지 못할 때 연예인들의 역할은 더욱 빛을 발한다. 추운 날씨 속에 무관심하게 유세장을 지나쳐가던 이들도 인기 스타 앞에선 발길을 멈추기 마련이다.
이에 따라 정치권은 그동안 지인들을 동원해 연예인을 끌어들이는 데도 적잖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 결과 새누리당은 가수 설운도 김흥국 현미를 비롯해 배우 심양홍 송재호 김애경, 개그맨 김정렬 황기순 등 약 120여명의 연예인으로 구성된 ‘누리스타’ 유세단을 출범시키고 각지에서 뛰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선후보는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적극 지원키로 결정한 6일 경기 남부권 유세에서 5촌 조카인 가수 은지원 씨를 긴급 투입했다. 은 씨는 지난 10월까지만 해도 언론 인터뷰에서 “박 후보와 5촌 관계라는 이유로 선거 운동에 나설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은데 전혀 사실이 아니며, (선거 운동) 계획도 없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 선거가 박빙으로 흐르자 박 후보를 돕기 위해 유세 지원을 나서기로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은 씨는 이날 유세에서 “날씨도 추운데 많이 오셔서 감사하다”며 “끝까지 믿어 달라”고 박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앞서 박 후보는 강원 유세 때 설운도 등 연예인 20여명이 합류한 가운데 선거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새누리당 조직담당 관계자는 “박 후보와 일정을 같이 하지 않더라도 현재 전국 곳곳에서 연예인들이 박 후보의 당선을 돕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연예인 유세단을 별도로 꾸리진 않았지만 새누리당의 ‘누리스타’ 못지않은 영향력 있는 스타들을 모으고 있다. 현재까진 배우 명계남 김여진 문성근, 가수 전인권 등 유세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이들만이 문 후보를 지원사격하고 있지만, 내주부터는 본격적으로 연예인을 유세 현장에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여진 씨는 최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선거운동 현장에서 “참여정부가 실망시킨 것은 많았지만 마음대로 정부와 대통령 욕을 할 수 있는 나라였다”며 “(참여정부가) 빚을 졌으니 이를 갚으려면 이겨야 한다”고 말해 문 후보 지지자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지난 19대 총선 때부터 SNS와 인터넷을 통한 선거운동이 허용되면서 이들 연예인은 현장 유세뿐 아니라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직·간접 선거운동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각 후보 측은 연예인들이 다수의 트위터 팔로어를 확보하고 있는 점을 이용해 그들의 트윗글을 리트윗하며 선거에 적절히 활용 중이다.
민주당 SNS 지원단 관계자는 “트위터의 영향력은 언론 못지 않다”며 “연예인 트윗글 중 민주당에 유용한 내용들을 열심히 리트윗하는 것만으로도 후보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