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모태 사업인 ‘교복’ 사업을 접고 해외로 눈을 돌린다. 최태원 SK 회장의 ‘글로벌 SK’ 비전에 따라 교복, 와인 유통 사업 등을 접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역량 강화에 나섰다.
10일 SK에 따르면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은 최근 미국에서 대형 사모펀드(PEF) 칼라일그룹의 사모투자 책임자인 로드니 코헨과 만나 글로벌 투자와 관련한 전략적 제휴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칼라일은 현재 1560억달러(약 170조원)에 달하는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양사는 SK의 기업 운영 노하우, 에너지·정보통신기술(ICT)산업 등에 대한 전문성과 칼라일의 세계 20여개국의 네트워크, 600여명의 투자 전문 인력을 결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최 부회장은 “펀드에 기반한 글로벌 투자모델은 SK뿐 아니라 국내 대기업들이 신성장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이라며 “칼라일과의 제휴는 SK가 글로벌포트폴리오 투자자로 성장하는 데 교두보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약은 최태원 회장의 ‘글로벌 SK’ 비전과도 일맥상통한다. 최태원 회장은 “글로벌 추진단을 중심으로 지역별로 세분화된 전략을 수립하고 사업회사들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면서 끊임없이 전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것을 주문해왔다.
이에 따라 SK네트웍스는 지난 7일 중소기업 업종 침해 논란이 있는 ‘스마트’교복, 국내 와인 유통 사업을 접는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국내 사업을 접는 대신 SK는 패션과 와인유통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SK관계자는 “학생복 사업 양도 이후, 여성복 브랜드 오즈세컨을 비롯한 자체 브랜드의 해외 유명 브랜드와의 전략적 제휴 및 디자인 역량 강화 등을 통해 글로벌 패션 브랜드 육성에 집중할 것”이라며 “향후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와인 유통 사업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설명했다.
SK는 향후에도 글로벌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그룹차원에서 2008년부터 추진해 온 공동투자 모델을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터키 도우시그룹과 컬럼비아 아발그룹 등 세계 주요 기업들과 합작 펀드조성 등도 추진할 예정이다.
SK 관계자는 “글로벌 성장을 위한 해외투자 파트너를 기존의 해외 주요 거점지역의 유력 그룹뿐 아니라 칼라일 등 세계적 규모와 명성을 지닌 사모펀드 운용사까지 확대함으로써 SK만의 차별화된 해외 공동투자 모델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