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을 둘러싼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일명 ‘잡스 특허’가 무효 판정을 받은데다 결국 삼성전자를 괴물로 키운 것은 결국 애플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미국 특허청(USPTO)은 이른바 ‘잡스 특허’라고 알려진 멀티터치스크린 관련 기술 특허(7479949특허)에 대해 잠정적으로 무효 판정을 내렸다고 독일 특허 전문 블로그 포스페이턴츠가 8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특허는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가 참여한 300개 이상의 특허 중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애플이 삼성전자나 모토로라 등과의 특허소송에서 멀티터치 기술과 관련해 특허를 주장하고 있는 주요 기술로 향후 진행 중인 특허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앞서 USPTO는 지난 10월 애플의 바운싱 특허(rubber-banding patent)에 대해서도 무효라는 예비판정을 내린 바 있다.
애플이 특허전쟁에서 사용하던 주요 무기들이 잇따라 효력을 상실하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폰·태블릿 시장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삼성이 사실은 애플이 키운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주장이 나와 애플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전문 블로그 아심코에 따르면 하버드경영대학 성장·혁신포럼의 제임스 올워스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애플에 가하는 실제 위협’이라는 칼럼을 통해 “애플이 현재 삼성전자의 성공에 가장 많은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올워스 연구원은 “(삼성이 애플에 가하는) 실제 위협은 디자인 모방이 아니다”라면서 “삼성전자에 부품 등을 아웃소싱을 하면서 다양한 경영 노하우가 전수됐으며 궁극적으로는 규모의 경제까지 이룰 수 있게 도와줬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생산설비 시설 일부를 미국으로 복귀시키기로 결정한 것은 경쟁자를 키우지 않으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주요 부품의 납품업체가 경쟁자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다른 납품업체로 교체하거나 직접 제조하는 것 등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애플이 후자를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현재 삼성의 위치를 고려했을때 애플의 조치는 이미 늦은 것일 수도 있다고 아심코는 지적했다.
‘혁신’의 아이콘인 애플에게 “혁신을 배워라”라는 굴욕적인 지적도 나왔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이 발행하는 경영학술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특허전쟁에 빠져있는 애플에게 독점 의식을 버리고 혁신에 주력하라고 조언했다.
HBR은 “특허권이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스페인 의류 유통업체 자라의 성공전략에 주목해 혁신적인 제품 개발에 주력하라”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