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이 과장·김 부장' 사라진다

입력 2012-12-10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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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제도 대대적 개편 … 호칭은 매니저로 통일

한화그룹에서 앞으로 김 부장이 사라진다. 한화그룹이 인사제도를 개편함에 따라 과장, 부장 등 직급, 호칭이 폐지되고 업무 역량에 따른 승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10일 인사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고 밝혔다. 한화 역사상 세 번째로 개편되는 이번 인사제도는 글로벌 성장을 이끌게 될 제도라는 의미에서 ‘변화 3.0’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변화 3.0’ 인사제도는 지난해 5월부터 설계에 들어가 올해 10월 모든 체계 정립을 마무리하고 각 계열사에 점진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지난 5월 한화케미칼과 한화생명이 새로운 인사제도를 시행한 후 11월 제조·건설 및 서비스·레저 계열사가 적용하고 있으며, 내년 중 금융계열사가 채택할 예정이다.

이번 인사제도 개편은 ‘글로벌 일류기업’과 ‘일하고 싶은 회사’를 목표로 그룹 비즈니스의 글로벌화에 대응하는 인적자원(HR) 인프라를 구축하고 우수한 인재를 확보, 육성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추진됐다.

변화 3.0은 수평적 커뮤니케이션과 다양성 존중, 전문역량 강화, 보상수준 경쟁력 확보 등의 HR원칙을 설정했으며 이에 따라 직급 및 호칭체계, 평가 절차 및 등급, 승진과 보상에 대해 전면적으로 개편했다.

직급체계와 호칭체계의 경우 현재의 직급 서열을 나타내는 호칭 사용이 폐지되고 일과 직무 가치 중심의 ‘잡 그레이드(Job Grade)’ 체계로 바뀐다. 쉽게 말해, 부장, 차장, 과장 등의 직급과 호칭이 폐지되고 직무 중심으로 바뀌는 것이다.

직급은 직원의 성장경로와 직무가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도출한 총 7단계의 직급(G1~G7) 체계를 적용받게 된다. 보통 대리의 경우 G2, 부장의 경우 G5에 해당한다. 또한 호칭의 경우 ‘매니저’로 통일돼 직무 중심의 수평적인 의사소통을 강화할 예정이다. 다만 신입사원의 경우 ‘어쏘사이어트(associate)’로 부르고 팀장, 센터장 등 직책을 수행하는 경우에는 매니저 대신 직책명을 호칭으로 사용할 수 있다.

평가제도와 승진제도도 달라진다. 평가제도는 평가자들 간의 논의의 장인 ‘세션(Session)’이라는 새로운 틀을 도입한다. 목표수립(12~1월), 중간점검(7월), 평가와 피드백(1~2월)로 이뤄지는 각 단계별 세션을 운영해 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였다. 개개인의 업적과 역량을 각각 측정해 평가등급의 최종적인 결정 또한 세션을 통해서 이뤄지게 된다.

승진의 경우 수행 업무의 가치나 중요도가 변하지 않아도 개인의 성과와 역량으로 승진이 가능했던 과거와는 달리 직무가치가 상승했을 때 이를 반영한 승진이 이루어진다. 임직원들은 연한과 관계없이 상위 단계의 직무를 수행할 역량만 있다면 얼마든지 승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승진후보자는 상위 그레이드(Grade)의 일과 역할을 얼마나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는지를 중점적으로 평가받게 된다.

보상제도 역시 직무가치별 적정한 보상 수준을 제시한다. 새로운 보상체계는 기본급을 G1~G7별로 지급률을 설정하고 성과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최대치를 설정해 공정성을 높였다.

또한 우수인재 확보를 위해 고성과자에게 지급되는 스팟 보너스(Spot Bonus) 제도를 도입, 개인의 능력에 걸맞은 보상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한화는 향후 직원들의 업무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각 계열사의 목표 추가 달성에 대해 보상하는 ‘이익 공유(Profit Sharing)’ 제도 도입 또한 검토 중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번 제도의 핵심은 ‘창의적이고 열정적이며 매사에 준비된 인재에게는 더 많은 기회가 열린다’는 데 있다”면서 “세계 각국의 역량 있는 기업을 새로운 계열사 가족으로 품으며 사업영토를 넓혀가고 있는 그룹이 이제 더욱 다양한 인재와 문화를 포용하고 질적 성장(Quality Growth 2020)을 달성해나가기 위한 초석을 놓은 것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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