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환율 잡아라" 2단계 개입 임박

입력 2012-12-11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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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환 포지션 한도 일별관리 등 추가 규제 검토

정부는 원·달러 환율이 1080원 선이 붕괴됨에 따라 추가 환율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선물환 포지션 추가 규제 등 환율 방어를 위한 실탄을 장전하고 2차 개입 시기를 엿보고 있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원 내린 1076원에 개장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지난해 9월 9일(1077.3원) 이후 15개월 만에 처음으로 1080원선이 붕괴되며 1079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1080원은 우리나라 수출기업의 심리적 마지노선이다.

환율 하락은 특히 중소기업들의 수출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한국무역보험공사가 380개 수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손익분기점 환율은 1102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의 손익분기점(환율 1059원)보다 43원이나 높다. 손익분기점 환율이란 적자를 감내하면서까지 수출계약을 이행하게 되는 한계환율을 말하는 것이다. 그 밑으로 환율이 떨어지면 그만큼 해당 기업의 적자폭은 늘어나게 된다. 때문에 현재 환율 상황에서 중소기업은 이미 손해를 견딜 수 있는 한계상황을 넘어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환율의 급락을 억제하기 위해 추가 규제 카드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우선 선물환 포지션(은행의 자기 자본 대비 선물환 보유액 비율) 한도 적용 방식을‘1개월 평균’ 에서 ‘매 영업일’ 잔액으로 바꾸는 방안이 유력하다. 선물환 포지션의 한도가 하루라도 기준을 넘게 되면 외환당국의 규제를 받기 때문에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미 지난달 말 정부는 국내은행과 외국은행 국내 지점의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25% 축소하는 1단계 조치로 환율 방어에 나섰지만, 원화 강세를 멈추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제기됐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일별로 관리하는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컨트롤하기 쉬워진다”며 선물환포지션 추가 규제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정부는 시장 상황을 주시하며 조심스럽게 외환규제 2단계 구체적인 적용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가 경고에 나서는 등 외환시장 직접 개입에 대한 부담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도 지난 10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선물환 포지션 추가 규제는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면서도 “발표 시기는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환율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이다.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 등 달러 공급 여건이 지속되면서 현재 정부가 검토 중인 규제 수준으로도 환율 하락세를 반등시키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에 정부는 선물환 포지션 2차 규제 이외에도 역외와의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로 발생하는 선물환포지션에 추가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거시건전성 3종세트 중 은행의 비예금성 외화부채에 부과하는 외환건전성 부담금 요율인상도 차후 대책으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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