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돈은 안녕하십니까] 모바일뱅킹 3천만시대… 불안한 금융 전산보안

입력 2012-12-12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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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창구에서 온라인 창구로, 면대면 채널에서 비대면 채널로 은행권의 결제시스템이 바뀌고 있다. 스마트폰이라는 강력한 플랫폼의 부상으로 올해 9월 말 기준 모바일뱅킹 이용 고객은 33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하루 이용 금액은 9734억원으로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명(明)이 있으면 암(暗)이 있는 법.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지난해 벌어졌던 대형 전산사고와 올 상반기 피싱사이트 범람 등 각종 보안사고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스마트폰 성능이 PC 수준까지 발전하면서 금융권의 고민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위·변조된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이 인터넷에 퍼져 실제 거래에 빈번하게 사용되면서 불안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이에 지난 6일 금융당국은 온라인 결제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합동대응팀을 구성했다. 최근 발생한 안전결제(ISP) 시스템 해킹을 계기로 스마트폰, 태플릿 PC 등 새로운 모바일 수준의 보안상 취약점을 점검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금융권 보안사고는 개인과 금융회사뿐 아니라 국가경제 기반을 뿌리째 뒤흔들 수 있는 대형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일상화된 모바일뱅킹 =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뱅킹 이용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금융거래의 풍경을 180도 바꿔놓고 있다. 올해 9월 말 기준 19개 금융기관에 등록된 모바일뱅킹 등록 고객수는 3300만명을 넘어섰다. 하루 거래 금액만 1조원에 육박한다.

이제 스마트폰을 활용한 금융거래 비중이 인터넷뱅킹의 모든 범주에서 가장 빠르고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모바일뱅킹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1분기 전체 모바일뱅킹 이용 건수와 금액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하루 평균 모바일뱅킹 이용 건수와 금액은 1330만건과 973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분기보다 각각 9.9%와 7.1% 증가한 것이다. 9월 말 현재 모바일뱅킹 등록 고객 수는 2분기 말보다 298만명(9.9%) 늘어난 3300만명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뱅킹 등록 고객 수는 1984만명으로 전분기 말보다 305만명(18.2%) 늘어났다.

3분기 중 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 포함) 1일 평균 이용 건수는 전분기보다 3.4% 증가한 4573만건을 기록했다. 이용 금액은 33조1829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인터넷뱅킹 이용 금액(일평균 기준)이 어음·수표 결제 규모보다 클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중 인터넷뱅킹 이용 금액이 어음·수표 결제 규모를 처음으로 웃돈 이래 그 격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에는 27조2759억원으로 인터넷뱅킹 결제 규모보다 5조9070억원 적었다.

한국은행 전자금융팀 관계자는 "기업들이 종전에는 어음·수표를 통한 결제 방식을 주로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실시간으로 자금을 이체하는 인터넷뱅킹을 많이 이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 구멍 뚫린 스마트뱅킹 보안 = 이처럼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이 일상으로 자리 잡았지만 공인인증서와 보안카드에 대한 문제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난해 금융권은 해킹 등을 통한 크고 작은 전산 사고와 고객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농협과 현대캐피탈은 금융권 사상 최대 전산사고로 이미지에 먹칠을 했다.

농협중앙회는 지난해 4월 모든 금융거래가 중단되는 금융 사상 최악의 전산 사고를 일으켰다. 전산마비가 된 후 1주일간 30만건 이상의 민원이 접수됐다. 농협 사태에 앞서 현대캐피탈은 같은달 7일 해킹에 의해 고객 정보가 대량 유출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확인된 피해 고객만 무려 43만명이었다.

전산 사고는 비단 농협과 현대캐피탈만의 일이 아니다. 신한, 우리, 국민은행을 비롯해 현대증권 등 시중은행과 증권사들 역시 크고 작은 전산 사고를 잇따라 일으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올해 7월까지 신고·접수된 개인정보 피해는 37만3843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피싱사이트 등으로 인한 인터넷뱅킹 사고는 지난해 72건에서 올해는 7월말 기준 443건으로 이미 작년의 6배를 넘었다. 피해 금액도 작년 6억6000만원에서 올해 7월말 32억9000만원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에는 KB국민카드와 BC카드의 30만원 미만 소액결제에 사용되는 안전결제(ISP) 시스템이 해킹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카드사 고객 190여명의 명의가 도용당했고, 830회에 걸친 무단 결제로 총 1억8000여만원의 피해를 봤다.

문제는 대부분의 시중은행은 인터넷뱅킹 보안을 강화하는 것만으로도 일손이 달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모바일뱅킹은 신경도 못쓰고 있다는 것이다. 은행권에 따르면 해킹 앱을 이용한 접속 시도가 한 은행에서만 하루 평균 70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문제 해결에 앞서 상당수는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사고가 터진 뒤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는 사후약방문으로는 날로 지능화하는 해커에 대처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김윤진 IT감독국 IT총괄팀장은 “금융 당국은 해킹 위험을 사전에 파악해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는 감시체계부터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면서 “금융감독 당국은 보안 컨트롤타워 역할 강화 및 금융권 전체 보안 거버넌스 확립과 금융회사 IT보안 역량 강화 등을 내년도 감독 방향으로 설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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