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만에 발행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회사채에 대한 시장 반응이 시큰둥하다. 이에 따라 양사의 대규모 자금 조달에 대한 성공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아보인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12~13일 양일간 각각 3000억원과 1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대한항공은 5년물 600억원, 6년물 700억원, 7년물 1700억원을 발행하기 위해 만기별로 국고채 5년물 금리에 각각 89∼99bp, 110∼120bp, 130∼140bp가 가산된 금리를 제시했다. 아시아나항공은 3년물로 1000억원 회사채 발행을 결정, 수요예측에서 금리구간을 4.10∼4.20%로 정했다.
앞서 이들 기업은 지난 4일과 6일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기관투자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회사채를 사겠다고 나선 기관이 단 한 곳도 없어 전액 미달됐다. 대한항공 역시 5년물은 전액 미달, 6년물과 7년물의 유효수요는 각각 300억원과 140억원에 불과했다. 결과적으로 발행 예정액 3000억원 중 수요는 500억원도 채 안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발행일에 추가 청약을 받을 예정이지만 수요예측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추가 수요가 없을 경우 대한항공은 256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1000억원을 미매각으로 처리하게 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두 업체 모두 높은 금리를 제시했지만 투자자들의 호응을 얻기에는 역부족이었다”며 “금리 조건이 좋지 않아 팔기가 더 어려워진 지난 10월 미매각 물량까지 남아 있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사는 지난 10월에도 회사채를 발행했다. 대한항공(3000억원 발행)은 약 2000억원, 아시아나항공(1000억원)은 600억∼700억원 가량이 아직도 팔리지 않은 상태다.
이처럼 항공사들이 발행하는 회사채 판매가 부진한 이유는 회사 재무구조 건전성이 낮기 때문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3분기 부채비율은 각각 817%와 527%에 달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신규항공기 도입에 따라 높아진 부채비율과 KAI(한국항공우주산업) 인수자금 마련 등의 재무 부담이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 역시 자율협약 체결 등 좋지 않은 상황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0월 분 미매각 물량 역시 투자 부진 요인이 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