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본이 미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올 들어 중국의 미국 기업 인수·합병(M&A) 규모가 105억 달러(약 11조3000억원)로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고 12일(현지시간) CNN머니가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을 인용해 보도했다.
올해 M&A 규모는 이전 기록인 2007년의 89억 달러를 훨씬 웃도는 것이다.
뉴차이나트러스트와 중국항공산업펀드 등 중국 컨소시엄은 지난 9일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의 항공기 리스 사업의 지분 80%를 42억3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중국 자동차부품업체 완샹그룹은 파산보호를 신청한 배터리업체 A123시스템스를 최근 2억5660만 달러에 인수했다.
올 초에는 다롄완다가 영화관 체인 AMC를 26억 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중국이 인수한 기업들은 모두 탄탄한 경영과 기술 노하우를 갖고 있으며 시장지위도 높은 알짜배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AIG는 1000여 대의 비행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AMC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약 350개의 복합상영관을 보유하고 있다.
A123은 미국 최대 자동차용 배터리업체다.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들이 자국의 탄탄한 경제성장세에 힘입어 확보한 현금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는 주목하고 있다.
씨티그룹의 콜린 밴필드 아시아·태평양 M&A 대표는 “중국에서 매우 탄탄한 지위를 유지하면서 경영도 갈수록 선진화하는 기업들이 있다”면서 “이들은 이전보다 해외 진출에 더욱 능숙하다”고 말했다.
여전히 중국 기업의 미국 M&A는 절차가 복잡하고 특히 안보와 관련해서는 정치적으로 민감하기 때문에 M&A가 쉽지는 않다고 CNN머니는 지적했다.
A123은 미국 군수품 보급 계약을 맺고 있었기 때문에 완샹은 A123의 정부 사업 부문을 분리할 것이라고 약속한 뒤에야 회사를 인수할 수 있었다.
완샹의 인수는 미국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의 승인을 아직 기다리는 상태다.
미국 대형 로펌 밀뱅크의 앤서니 루트 아시아 기업 담당 대표는 “중국 기업들은 규제와 정치적 민감성 등 어려운 사안을 다루는 데 이전보다 더욱 세련됐다”면서 “이들은 매우 전략적으로 접근하며 다양한 의사소통 수단을 통해 M&A에 대한 불안을 완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기업들은 투자할 수 있는 막대한 현금이 있다”면서 “탄탄한 브랜드를 갖춘 외국기업 인수는 신규시장에 진출할 기회를 주기 때문에 M&A는 앞으로 더욱 활발하게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