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달픈 워킹맘… 희망은 있다]육아·가사… 인사불이익… 엄마도 울고 싶다

입력 2012-12-13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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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베테랑 여직원도 출산 앞에 무릎… 재취업 원해도 일자리 없어 하향취업

사회에 첫 발을 디딘 직장에서 10년간 근무해 온 김진주(33)씨는 1년간 육아휴직을 신청하고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다니던 회사의 상사가 김 씨를 불러 육아휴직 후 본인이 복귀한다고 하면 무조건 받아줘야 하지만 지금 회사 분위기가 좋지 않아 다른 직장을 알아보라는 얘기를 꺼낸 것이다. 아이가 어린데 엄마가 키우는 것이 아이에게 더 좋을 거라는 걱정스런 조언도 덧붙였다.

김 씨는 “돌아오면 해외든 지방이든 예전보다 2배 더 일이 힘들어질 텐데 아이를 키울 수 있겠냐며 회사에서 퇴사를 종용했다”면서 “10년간 일한 조직에서 내팽개쳐지니 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여성들의 노동시장 참여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성은 남성보다 빨리 노동시장을 이탈하며 진입과 이탈을 반복하고 있다.

결혼 후 여성은 노동을 하면서 아이 낳기와 아이 키우기를 가장 큰 고민거리로 꼽는다. 출산과 육아로 인한 여성의 경력 단절 현상은 한국의 저출산 문제를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2011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한 여성이 가임기간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의 수)은 1.24명으로 OECD의 평균인 1.6명보다 낮은 수준이다. 세계 최하위 성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출산율이 점차 감소하는 까닭은 일하면서 아이 키우기가 만만치 않고 사교육비가 많이 들기 때문이다. 한국의 저출산 문제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제고와 함께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근무환경이 구축될 때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난 10년간 우리나라는 젊은(25~29세) 여성의 노동시장 진출이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있으나 30세 초반부터 중반 여성들의 노동시장 참가는 여전히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여성들의 경력 단절에 결혼, 임신 및 출산 등이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2011년 11월 맞벌이가구 및 경력단절여성 통계 집계조사에 따르면 경력단절여성의 규모는 15~54세 이하의 기혼여성은 986만6000명이고 현재 일을 하고 있지 않은 비취업 여성은 408만1000명이다. 이중 결혼, 임신 및 출산 등 경력단절 사유가 발생해 직장을 그만둔 여성은 190만명으로 기혼 여성 중에서 19.3%로 나타났다.

경력이 단절된 주된 사유를 보면 육아는 54만5000명으로 28.7%였고 임신·출산은 38만 명으로 20%에 달해 임신·출산·육아가 여성의 경력단절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계비 증가와 여성의 자아실현 욕구 증대로 여성의 취업 욕구가 증가하고 있고 남성들도 맞벌이를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여성들은 경력 단절 후 재취업을 희망하는 경우에도 기술수준의 저하 와 일자리 부재로 하향 취업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종숙 연구위원의 ‘경력단절 여성의 임금손실 추정’ 연구 결과에 의하면 혼인, 임신, 육아와 가사로 경력 단절된 여성은 재취업시 평균 19~21.9%의 임금과 소득 손실이 발생했다. 경력 단절 기간이 길수록, 학력이 높을수록 손실이 컸다.

사회적 차원에서도 재취업 등을 위해 직업훈련·취업지원 비용이 증가하며 소득의 감소나 불안정성은 사회보장 비용을 증가시키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한다.

경력 단절을 완화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지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규모면에서는 부족한 실정이다. 구체적으로 경력 단절 여성들의 규모가 얼마인지, 경력 단절로 인한 손실이 얼마나 큰지에 대한 수치도 명확히 제시된 것이 없는 실정이다.

워킹맘 문제는 더 이상 여성이 혼자 짊어져야 할 문제가 아니며 기업과 사회가 함께 나서서 적극적으로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국가 차원의 문제다. 무엇보다 일·가족 모두를 실천할 수 있는 사회 환경이 조성돼야 하고 기업문화와 근로조건의 개선이 시급하다. 아울러 다양한 일자리 개발도 경력 단절 여성들의 재취업을 촉진하기 위해 풀어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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