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년생인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재계에서 올해 화제의 인물로 꼽힌다. 그는 사촌형인 구자홍 회장에게 경영권을 받았다. 기업 최고의 자리를 놓고 친형제간에도 싸움이 빈번한데 무척 이례적인 사건으로 꼽힌다. 구 회장은 내년 1월 2일 취임식을 갖고 공식적으로 최고경영자의 자리에 오른다.
12일 기업분석 전문기관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1000대 상장사의 뱀띠 CEO 현황을 조사한 결과 96명이 활약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953년생이 71.9%(69명)로 가장 많았다. 이 가운데에서 구 회장이 가장 돋보였고,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 삼양 김윤 회장 등이 53년생 오너가 CEO에 뱀띠 경영인이었다.
53년생 전문경영인 중에는 최근 삼성 사장단 인사에서 승진한 박근희 부회장이 있다. 지난 10월부터 삼성생명은 경영진단을 받았다.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있었고, 회사 대표인 그의 거취는 불투명했다. 하지만 이번에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세간의 우려를 씻어냈다.
금융업종 CEO 중에서는 우리투자증권 황성호 사장, HMC투자증권 제갈걸 사장, 흥국화재 김용권 사장, 금호종합금융 오규회 사장 등이 뱀띠다.
석유·화학업종에서는 LG생활건강 차석용 부회장, 한화케미칼 방한홍 사장, KPX케미칼 이상목 사장, 한국쉘석유 하종환 사장 등이 경영 일선에서 뛰고 있다.
건설업종은 쌍용건설 김석준 회장, 벽산건설 김남용 사장, KCC건설 엄익동 사장, 서희건설 김팔수 사장의 활약이 내년에 기대를 모은다.
전기전자·반도체 업종에서는 삼성SDI 박상진 사장, 대한전선 강희전 사장, STS반도체 이재원 대표이사, 에스티아이 김정영 대표이사 등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제약업종에서는 삼일제약 허강 회장, 종근당바이오 강희일 대표이사 등의 활약이 기대된다.
이밖에 GS글로벌 정택근 사장, 금호타이어 김창규 사장, 에스원 윤진혁 사장 등도 53년생 뱀띠 CEO로 주목받는 기업가들이다.
41년생은 경방 이중홍 회장, NK 박윤소 회장, 한섬 정재봉 사장, 삼진제약 조의환 회장 등 10명이 활약하고 있다.
65년생은 두산중공업 박지원 부회장과 더베이직하우스 우종완 사장, 대성엘텍 박상규 사장, 세원셀론텍 장정호 회장, 마니커 김선철 대표이사 등이 주목받을 뱀띠 CEO들이다.
최연소 뱀띠 CEO는 77년생 다날 류긍선 대표이사로 확인됐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경영 관점에서 볼 때 뱀띠 CEO는 ‘지장(智將)’ 유형에 속한다”면서 “창조력과 기획력을 바탕으로 일을 꼼꼼하고 세심하게 생각하고 미래 계획을 세우는 능력이 뛰어난 리더”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