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코앞에 두고 한진그룹이 순환출자 고리의 첫 단추를 풀었다.
14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대한항공 이사회는 13일 한진관광투자를 흡수·합병하기로 승인의결했다.
대한항공 측은 이날 “한진관광투자와의 합병에 대한 반대주식수가 발행주식총수의 20% 미만임에 따라 주주총회에 갈음해 합병하기로 승인 의결했다”며 “경영효율성 제고 및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한진관광을 두 부분으로 분리해 투자사업 부문을 흡수(1:0.6)하고 일부를 자회사로 만드는 작업을 내년 1월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합병기일은 내년 1월 31일이다.
한진그룹의 이 같은 결정은 대선을 앞두고 재벌그룹 출자 제한 논의가 거세지는 분위기를 의식해 서둘러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합병에 따라 한진그룹 순환출자 구조는 ‘(주)한진→대한항공→한진관광→정석기업→(주)한진’에서 ‘㈜한진→대한항공→정석기업→㈜한진’으로 한 단계 줄어든다.
한진그룹은 한진관광투자 합병을 시작으로 순환출자 고리를 단순화시킬 계획이다. 향후 정석기업이 (주)한진 또는 대한항공과 합병하는 수순을 거치면 한진그룹은 순환출자 구조에서 벗어나게 된다.
단 이번 합병을 통해 대한항공이 한진관광이 보유하던 (주)한진 지분 1.4%를 가져오게 돼 상호출자제한에 위배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주)한진 역시 대한항공 지분을 9.7%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대한항공은 이른 시일 내에 지분 처분 등의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올해까지 한진관광 합병을 마무리짓고 내년 중으로 추가 지분 정리작업을 통한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