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가 총선 승리후 첫 일성으로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촉구했다고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아베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BOJ는 이번 총선 결과의 의미를 살펴봐야 한다”면서 “BOJ의 통화정책이 선거에서 관심을 받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나 대중들은 디플레이션, 엔고와 싸우기 위한 우리의 요구를 강력히 지지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BOJ가 (이번 주 회의에서) 이런 점을 고려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BOJ는 19~20일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를 연다.
아베 총재는 오는 26일 새 내각 구성과 함께 총리에 취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총리에 복귀하자마자 BOJ와 인플레이션 목표를 현재의 1%에서 2%로 상향하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BOJ를 거듭 압박했다.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올리면 BOJ가 좀 더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시행할 수 있는 여지가 그만큼 커진다.
선거 유세에서 아베 총재는 BOJ의 부양책이 공격적이지 않다고 비판했으며 경제를 살리기 위해 BOJ의 무제한적 양적완화를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베 총재는 또 “일본 경제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위기극복내각을 구성해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추가경정예산이 디플레이션을 잡을 만큼 충분한 규모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자민당의 승리 이후 경기부양책 확대로 엔이 약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엔 가치는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장중 한때 달러에 대해 84.48엔으로 지난해 4월12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이토 유지 크레디트아그리콜 외환 담당 이사는 “총선 결과가 의미하는 것은 아베 총재가 강조했던 BOJ의 통화정책 완화가 실현된다는 것”이라며 “달러당 엔 가치가 심리적 저항선인 85엔 대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자민당의 승리에 기업계는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기업로비단체 게이단렌(經團連)의 요네쿠라 히로마사 회장은 “이번 총선은 민주당 정부에 대한 엄격한 평가와 동시에 자민당이 경제를 회복시켜줄 것이라는 국민의 기대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베 신조는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중국과 관련해 “일본과 중국은 21세기 외교와 안보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관계”라며 관계 개선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자민당의 극우적 정치 노선에 양국의 갈등이 더욱 고조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