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르노삼성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일본 엔화가치 하락으로 르노삼성 전모델에 걸쳐 생산원가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자동차업계에선 원화가치의 상승과 엔화가치 하락이 맞물려 수출시장에 대한 우려가 이어졌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역시 원·엔 환율이 10% 하락하면 한국 자동차 수출액이 12%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연구소 측은 “2001년 1월~2012년 10월을 분석 기간으로 설정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를 세계 경기의 대리변수로 사용해 분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원·엔 환율은 지난 1월 초 100엔 당 1501원 수준이었지만 이달 13일 기준으로는 20개월 만에 처음으로 1300원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자동차 수출액 453억 달러를 기준으로 환율이 10% 떨어지면 연간 수출액이 54억 달러 이상 줄어드는 셈이다.
엔화 하락은 현지생산 체제에도 적신호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각 차종별로 일본차와 경쟁구도를 갖추고 있다. 일본차가 엔화가치 하락을 앞세워 공격적인 가격 경쟁력을 펼치면 한국차의 가격경쟁력이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 르노삼성차 만이 엔화가치 하락으로 인한 수익률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SM5 2.0 가솔린 엔진만 한국에서 생산할 뿐, 나머지 차량의 엔진과 트랜스미션 등 주요 부품 상당수를 일본 닛산에서 직수입하고 있다.
자동차 제작 원가에서 가장 비싼 부품은 엔진이다. 그 다음이 가죽시트, 트랜스미션이 세 번째다. 그만큼 제작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엔진과 트랜스미션을 수입에 의존하는 셈이다. 때문에 엔화가치 하락은 적잖은 환차익으로 되돌아올 전망이다.
르노삼성은 지난 11월 기준 내수시장에 5184대, 수출로 7257대를 판매해 총 1만2441대 판매를 기록했다. 매월 1만3000여대 수준의 신차를 생산하는 만큼 주요 파워트레인의 직수입 단가가 줄어들면 그만큼 수익률이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수출도 어둡지 않다. 르노삼성은 유럽과 중동, 남미 등에 수출을 집중하고 있다. 현지에서 르노 브랜드로 팔리는 만큼 일본차보다는 유럽 브랜드와 경쟁하는 구조다. 엔화가치 하락에 따른 일본차의 공세를 피해 독자적인 시장을 확보한 만큼 일본차의 공세를 상대적으로 덜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현재 전체 모델의 평균 국산화율은 70% 안팎이지만 주요 부품은 일본에서 완제품을 직수입하고 있다”며 “월 1만대 이상을 고정적으로 생산하는 만큼 원·엔 환차익이 수익률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