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동산 경매시장은 경기 침체에 따른 물건 증가와 함께 취득세 감면과 미분양 주택 양도세 면제를 골자로 하는 9.10대책 발표로 활황세를 보였다. 실수요나 투자수요 가릴 것 없이 급매가보다 저렴한 값으로 주택을 마련할 수 있는 경매법정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18일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9.10대책 효과가 실제 시장에 파급되기 시작한 10월 수도권 주택경매 입찰자 수는 올들어 처음으로 9000명을 돌파하며 연중 최고점을 넘었다.
입찰자가 늘면서 10월과 11월 들어 수도권 소재 주택 낙찰건도 급증했다. 1~8월 평균 1400개 꼴로 낙찰되던 수도권 주택은 9월 1684개로 시동을 건 데 이어 10월과 11월 연속 1830개가 낙찰되는 등 9.10대책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올해 진행된 수도권 아파트 경매건수는 3만1546건으로 남은 12월 중 매각기일이 잡힌 것까지 감안하면 연말까지 3만3000건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말(3만779개)에 비해 7.22% 증가한 것으로 2000년대로 비교범위를 넓혀보면 최고점이던 2005년(3만3850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신건 수도 늘었다. 올해 경매장에 처음 나온 아파트 신건은 1만2155개(17일 기준, 이하 동일)로 이미 지난해(1만1953개) 신건 수를 넘어섰다. 12월 중 남은 매각기일을 감안하면 올해 신건 수는 1만2600개에 육박할 전망이다. 역시 2005년(1만3234개) 이후 가장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경매건수는 늘었지만 입찰자 수는 5만1673명에서 5만751명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입찰경쟁률도 5.78대 1에서 5.15대 1로 0.63명 떨어졌다.
낙찰가율도 지난해에 비해 5.45%p 떨어진 75.2%를 기록했다. 이는 2000년대 들어 가장 낮은 것으로 최고점이던 2007년(91.85%)에 비하면 16.65%p 떨어진 것이다.
부동산태인 박종보 연구원은 “올해 경매장에서는 최대 장점인 가격 메리트를 누리려는 입찰자 비중이 높아지면서 유찰 사례가 증가했고 최저가 언저리 근처에서 입찰가를 써내는 등 예전 고가낙찰이나 신건낙찰 풍조가 유행할 당시와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올해 고가낙찰은 196건, 신건낙찰은 140건에 그쳤다.
한편 올해 전국 법원에서 진행된 경매건수는 지난해(26만7396건)와 비슷한 26만6000여건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10월과 11월 들어 각각 2만4000건, 2만5000건을 기록하는 등 월간물량 기준 최다치를 경신하는 등 하반기 들어 진행건수가 늘었지만 실제 11월 말까지 진행된 경매건수는 24만1954건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24만4884건)과 비슷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