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김창근 부회장에게 ‘따로 또 같이 3.0’ 맡긴 이유는

입력 2012-12-19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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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근 SK케미칼 부회장이 신임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선임되며 SK그룹의 새 얼굴로 떠올랐다. 앞으로 김 의장은 6개 위원회 중심의 계열사 자율경영 방식인 ‘따로 또 같이 3.0’를 진두 지휘하며 새로운 SK 만들기에 나서게 된다.

SK그룹은 18일 김 부회장을 수펙스추구협의회의 신임 의장으로 만장일치 선임했다. ‘전통적 SK맨’인 김 의장은 1974년 선경인더스트리(현 SK케미칼)에 입사한 후 SK그룹 경영기획실 재무담당 임원, 구조조정 추진본부장, SK 대표이사, SK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 등 SK그룹의 요직을 두루 거친 인물이다.

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김 의장은 SK그룹 구조조정본부장, 사업지주회사 SK(현 SK이노베이션) 대표를 겸직할 정도로 그룹 경영 전반에 대한 식견이 뛰어난 경영자”라고 평가했다.

이같은 평가처럼 김 의장은 2004년 SK케미칼 부회장으로 부임한 이후, SK케미칼을 첨단 화학소재 및 생명과학 기업으로 탈바꿈시키며 7년 만에 기업가치를 400% 이상 성장시키는 성과를 보였다.

김 의장은 구조조정본부장 시절 SK글로벌 사태를 겪었다. 그는 SK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협력사와 같이 성장하며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생각했다. 그 결과가 2006년 국내 대기업 최초로 문을 연 협력업체 교육기관인 상생아카데미다. 더불어 그는 2008년 SK상생경영위원회(현 동반성장위원회)를 만들어 현재까지 위원장을 맡아 동반성장을 직접 챙기고 있다.

김 부회장의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선임은 이처럼 그가 SK그룹을 지금의 자리에 있기 한 성장의 주역이자 산 증인이기 때문이다. 그룹 내 ‘원로’라는 중량감을 가지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SK 관계자는 “김 신임 의장은 선대회장 때부터 SK그룹 고유의 경영시스템인 SKMS를 진화, 발전시켜 왔다”며 “그룹 내 원로인 만큼 첨예하게 엇갈리는 각 계열사의 이해관계 조정에도 가장 적합하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어 “따로 또 같이 3.0 체제에서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그룹을 대표하는 역할을 해야 하므로 대내외 무게감도 고려됐다”고 덧붙였다.

한편으로는 김 의장의 수펙스 의장 선임에는 최태원 SK 회장의 절대적인 신임이 크게 작용했다. 김 의장은 1994년 당시 고(故) 최종현 회장을 도와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을 인수하며 SK그룹의 질적, 양적 성장을 일궈낸 일등공신이다. 외환위기 때 역시 구조조정을 통해 SK가 위기를 극복하는데 크게 기여하며 선대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김 의장은 향후 대내외적으로 SK를 대표하며 위원회 인선, 위원회간 조정 역할 등을 수행한다. 그는 가장 먼저 그룹 인사와 각 위원회 인선작업을 내달 중순 마무리하며 ‘따로 또 같이 3.0’ 체제에 본격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시작으로 김 의장은 각 계열사들이 중심이 되는 수평적 자율경영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최태원 회장은 그룹 전면에서 한 발 물러서게 된다. 그는 ‘따로 또 같이 3.0’의 성공적 안착과 그룹 및 각 관계사를 지원하기 위한 글로벌 성장, 차세대 먹거리 개발, 해외 고위 네트워킹 등의 대외적인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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