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늘·지·오'로 일자리 양과 질 모두 높인다"

입력 2012-12-20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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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박근혜 당선자는 일자리 정책 ‘늘·지·오’(일자리를 늘리고, 지키고, 올린다)를 내세워 질적, 양적 측면 모두 높이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실현 가능성에 역점을 두고 문제가 되는 주요 현안을 중심으로 공약을 제시했다.

◇‘늘리고’에 역점 두고 창조경제 추진 = 박 당선자가 강조하는 것은 바로 ‘늘리고’(더하기·나누기·곱하기)다. 이미 존재하는 일자리를 키우고 ‘동반고용’을 통해 일자리를 나누며 창조경제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특히 과학기술과 정보기술을 일자리에 융·복합하고 성공적 청년창업을 유도하며, 교육·해외 네트워크 활용을 통해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든다는 방침이다.

새누리당 이종훈 의원은 10일 기자들과 가진 자리에서 “‘늘리고’에서 곱하기는 박근혜 후보가 강조하는 부분인데 지금까지 없던 일자리를 새로 만든다는 것”이라며 “지식과 지식이 융합해 화학반응으로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는 것을 말한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찾아보자는 것이 곱하기의 개념에 들어갈 수 있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 당선자는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와 관련해 공공부문의 상시·지속적 업무를 하는 근로자는 정규직 채용을 의무화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2015년까지 공공부문의 정규직 전환을 완료하고 대기업의 정규직 전환을 유도하겠다는 것. 또 사내하도급 근로자 보호법을 제정하고 불법파견으로 판결이 나는 경우 동일조건의 근로자는 집단적으로 구제할 수 있는 행정명령을 내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청년일자리 문제와 관련해 박 당선인은 연간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등 동반고용을 시행, 2020년까지 OECD 평균수준 1800시간에 도달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정부와 대기업이 공동으로 기금을 조성해 최근 유행하는 오디션 방식으로 ‘청년희망창업기획사’ 설립을 경쟁시킨다. 공공부문의 청년 일자리도 확대하고 창조경제를 통해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박 당선자는 흩어진 해외취업센터를 ‘K-MOVE’라는 하나의 센터로 통합하고 해외벤처 캐피털을 유치하는 등 벤처육성에도 힘을 쏟는다.

박 당선자는 중장년층을 위해 임금피크제와 연계해 60세 정년연장을 의무화하고 장년층을 위한 취업아카데미를 설립한다. 또 실버지식 거래소를 세워 은퇴한 전문가들의 지식과 노하우를 활용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한다.

최저임금제와 관련해 박 당선자는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소득분배조정분을 염두에 둔 인상안을 공식으로 내세웠으며, 확실한 이행을 위한 사업주를 대상으로 징벌적 배상제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박 당선자는 대화와 타협을 통한 상생의 노사관계 정착을 위해 정부가 공정중재자 역할을 강화하도록 할 방침이다.

◇전문가들 “구체성 극복해야” = 그동안 박 당선자의 일자리 정책은 전문가들과 노동계로부터 전체적으로 포괄성이 부족하다고 언급했다. 뿐만 아니라 실효성이나 구체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 앞으로 국정운영을 하며 극복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이들은 일자리의 양적 측면에 방점을 둔 정책들이 내년에 경기악화가 예상되는 현실에서 실현가능성에 대한 문제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기존의 산업과 정보기술(IT)산업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구상은 기존에 제시된 내용들과 유사하며 실천방안 역시 포괄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일자리에 관한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고 있어 추상적 접근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남재량 한국노동연구원 노동정책분석실장은 “정책이라면 목적이 있는데 이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부작용이 생길 수 밖에 없다”며 “또 사업들에 대한 근거들이 아직 부족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청년창업을 유도하는 것이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며 “문제를 해결하는데 일정부분에 기여할 수 있지만 결국 청년 문제는 취업이 안 되는 것”이라며 교육과 사회를 아우른 포괄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또 60세 정년 의무화와 관련해 “기업들마다 처한 상황이 다름을 인지해야 한다”며 “직장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은 혜택을 누리겠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인력을 운용하는데 상당한 제약이 생기며 결국 피해는 청년이 보게 된다”고 전했다.

이영범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공부문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는 줄이겠다고 했는데 문제는 민간부문”이라며 “민간부문은 기업의 선의에 의존하는 부분이 많다. 선의만으로 민간 기업들의 비용이 증가하는 부분에 대해서 비정규직을 줄일 것인가 하는 과제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박 당선자는 제시한 공약의 구체성을 담보할 필요성이 있다”며 “포용성을 가지고 상대방 후보의 공약이더라도 우리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근로 빈곤층이 늘어가고 사회복지도 나빠지는 등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며 “결국 국민들을 행복한 삶으로 이끌 방안은 전반적으로 근본적인 방향으로 정책을 이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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