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3명 죽인 복지시설 원장의 두 얼굴

입력 2012-12-22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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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4일, 대전의 한 주택가에서 중증지체장애인 최민영 (38·가명)氏가 흉기로 20여 차례나 찔린 채 살해됐다. 그런데 범행 5일 만에 검거된 피의자는 뜻밖에도 지역에서 ‘얼굴 없는 천사’로 불리던 성氏였다.

사건 직전까지 성氏가 혼자 살던 방 안엔 숨진 최민영氏에 대한 ‘저주의 주문’으로 가득했다. 무려 16년 동안이나 극빈자들을 위한 무료급식에 앞장서고, 장애인과 노인들의 복지를 위해 한 평생을 바쳐온 그가 이런 ‘괴물’이 돼버린 이유는 대체 뭘까.

두 사람의 악연은 성氏가 운영하던 한 장애인 시설에서 시작됐다. 그런데 지난 2002년, 이곳에서 한 시각장애인이 사망했다. 원장이던 성氏는 그가 계단에서 굴러 떨어졌다고 진술했다. 자칫 미제로 남을 뻔한 이 사건의 진실이 드러난 것은, 유일한 목격자의 ‘양심고백’ 덕분이었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각장애인을 살해한 것은 바로 시설의 원장인 성氏였다. 음식을 흘리며 먹는다는 이유로 잔혹하게 폭행해 사망했다는 것이다. 목격자의 용기 있는 증언으로 ‘두 얼굴의 복지가’는 결국 구속 수감됐다.

이 사건의 목격자가 바로 이번에 살해된 지체장애인 최민영氏였다. 놀라운 것은 그녀의 죽음이 성氏의 ‘세 번째 살인’이라는 사실이다. 성氏의 첫 살인은 1992년에 일어났다. 그는 술에 취해 자신의 아들을 향해 공기총을 쏴 현장에서 즉사하게 한 후, ‘강도로 오인했다’고 주장했다.

‘존속살해’라는 중범죄를 저지르고도 성氏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장애인 시설을 운영하는 원장이 되어 돌아왔다. 어떻게 가능했던 걸까. 2002년, 시설에서 일어난 두 번째 살인 이후에도 단 4년 만에 세상으로 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칼을 들고 자신의 범죄사실을 증언했던 최氏를 찾아갔다.

성氏가 남긴 일기와 메모들을 분석한 전문가들은 그가 전형적인 ‘반사회적 인격 장애 (일명 싸이코패스)’라는 진단을 내렸다. 이 위험천만한 범죄자를 아무런 준비 없이 사회로 돌려보내고, 세 번째 희생자를 만들어낸 ‘눈 먼’ 자들은 대체 누구였을까. 송년특집 '눈 먼 자들의 도시'는 22일 밤 11시 5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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