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강소기업이 답이다]KCC정보통신, 한국 IT산업의 씨앗… SW로 제2 도약 꿈꾼다

입력 2012-12-24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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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발발 이후인 1960년대. 발전보다 생존이 우선이었던 당시에 미국으로 건너가 컴퓨터란 신 문명을 만난 청년이 있었다. 이 청년은 미국의 유명 회사를 뒤로 하고 IT 불모지였던 한국에 컴퓨터를 들여오겠다고 다짐했다. 개인적 성취를 위한 선택보다 국가 발전을 위한 도전과 모험이었다.

한국 IT 발전의 근간이 된 KCC정보통신과 이주용 회장의 얘기다. 먹고 살기에 급급했던 시절, 이 회장은 주위의 냉소적인 시선에 굴하지 않고 IT 발전에 매진해 왔다. 문익점이 된 자신과 목화씨처럼 컴퓨터가 널리 퍼질 것이란 꿈 하나만 가슴에 품고 말이다.

◇한국전자계산소 설립… 주민등록 전산화 확산= KCC정보통신은 올해로 창립 45주년을 맞았다. 지난 1967년 이주용 회장이 한국전자계산소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정보화 산업에 뛰어든 것이 시작이다. 이 때는 6·25 전쟁 이후 국민들의 삶이 좀 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이 회장은 사업을 시작하기 녹록치 않은 환경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컴퓨터를 통한 2차 산업혁명 분위기가 확산되는 것을 감지하고 사업 추진에 힘을 가했다.

수기 문서작업이 일반적이었던 시대에서 컴퓨터는 신뢰받지 못한 기계였다. 그러나 KCC정보통신은 정보산업 선두에서 묵묵히 걸어나갔다. ‘최초’라는 수식어가 매번 KCC정보통신 명칭에 사용될 수 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KCC정보통신은 초기에 금융·보험업계, 화학업계, 정부투자기관 등을 대상으로 영업전략을 강화했다. 이중 한국은행 외환자금과 외환관리업무를 맡게 된 것은 훗날 한일·산업은행 등으로 이어진 금융전산화의 물꼬를 튼 작업이었다.

첫 발을 성공적으로 내딛은 KCC정보통신은 성장성과 사업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된다. 회사 설립 9년 만에 미국 프라임 컴퓨터와 국내 총대리점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1975년 국내 최초 치안본부의 주민등록 전산화사업을 맡게 된다. 1963년 주민등록법이 제정된 이후 주민등록 자료가 종이 문서로 관리되고 있던 시기였다. 당시 KCC정보통신이 처리해야 할 규모는 2000만명. 순간의 실수로 한 사람의 정보가 틀리게 기입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신중하게 작업을 처리해나갔다. 당초 주민등록번호는 12자리였지만, 이 숫자만으로는 주민등록번호의 오류를 찾아낼 수 없다고 판단하고 13번째 검사 숫자를 만들었다.

이후 김포공항 온라인 전산화(1980년), 철도청 승차권 온라인 전산화 구축(1981년) 등 큰 프로젝트를 잇따라 성공했다. 이산가족찾기 방송 전산화(1983년)도 이 회사의 손길이 닿은 작업이었다. 이어 1988년에는 부설연구소도 설립했다. 이후 국제금융패키지(ABOS)개발 및 설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으면서 조흥·한일·신한·신탁(홍콩-런던지점)은행 등 주요 은행들에게 제공하기도 했다.

▲KCC정보통신은 3년내 매출 1000억원을 목표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서구 염창동에 위치한 KCC정보통신 사옥 전경.
◇2세경영 안착…3년 내 연 매출 1000억 목표= 현재 KCC정보통신은 이주용 회장의 차남인 이상현 부회장이 맡고 있다. 동갑내기 조카의 죽음, 회사 노조의 반란, 후계자 양성의 실패 등 여러가지 고민들이 이 회장에게 부담으로 다가왔을 때 이 부회장이 전무로(1995년)에 취임하게 된다. 당초 강원윤 부회장과 성기철씨가 후계자로 지목됐지만 강 부회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성기철씨는 회사를 따로 독립하면서 승계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 회장이 허탈해질 찰나 차남인 이 부회장이 경영에 참여한 것이다.

그리고 현재 KCC정보통신은 이성현 부회장을 필두로 제2의 도약을 꿈꾸며 관계사만 8곳(시스원, KCC시큐리티, 종하 E&C, KCC모터스, KCC오토, KCC오토모빌, 아우토슈타트, 플러스렌터카)을 가진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올해 KCC정보통신의 예상 매출액은 720억원, 관계사 매출까지 다 합하면 3264억6000만원에 달한다.

이 중 KCC오토의 경우 이상현 부회장이 적극 추진 중인 사업이다. 이 부회장이 KCC오토에 진출할 때 우려의 시각도 있었지만 이 회장만은 끝까지 이 부회장을 믿고 맡겼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같은 여세로 KCC정보통신는 관계사를 제외하고 오는 2015년 매출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연도별 예상 매출액은 2013년 792억원, 2014년 817억원, 2015년 958억원이다. 앞으로 KCC정보통신은 모바일 시대를 고려해 모바일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신사업을 모색 중이다. 모바일 기술과 자동차영업관리를 접목시킨SFA(Sales Force Automation),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렌트산업에도 관심을 보이며 오토계열사의 자동차 관련 부대사업을 구상중이다. 장기적 계획으로는 자동차와 IT를 접목한 IT융합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주용 회장은 “IT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빅데이터나 클라우드 컴퓨팅 등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기술에 매력도 커지고 있다. 또 IT 분야별로는 소프트웨어가 성장세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한다. KCC정보통신은 올해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분야를 강화해 전문인력을 육성하고 확보하며 공공시장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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