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아이드걸스의 19금 콘서트는 란제리룩의 향연이었다.
브라운아이드걸스(Brown Eyed Girls·이하 브아걸)는 24일 9시 서울 반포구에 위치한 센트럴시티 밀레니엄홀에서 2시간동안 성인용 콘서트 ‘투나잇(Tonight) 37.2℃’을 진행했다.
전반적인 출연진 의상은 란제리룩 콘셉트였고 옷을 찢는 퍼포먼스도 있었다. 하지만 너무 과한 것의 기대는 금물이다. 이전에 다른 가수가 보여준 란제리룩 보다 수위가 조금 과한 수준이기 때문. 거기에 클럽에서 술을 마시며 논다는 개념을 더했다.
19금 콘서트를 내세운 만큼 음주가 허용되는 콘서트였다. 공연을 보면서 술을 한잔 마시며 흥을 돋우는 의미랄까. 거기에 콘서트장이 아니라 클럽에 온 듯한 실내 디자인도 한 몫 했다. 술·클럽·란제리룩 3박자가 합쳐져 브아걸표 19금 콘서트가 완성됐다.
공연을 기다리는 대기시간의 풍경도 클럽의 그것이었다. 입구에는 보드카칵테일을 비롯한 3가지 주류를 준비했다.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칵테일이나 샴페인, 와인의 성향을 띈 술이었다. 또 객석 가운데 마련한 바(Bar)에서도 원하는 술을 제공했다. 한손에 술을 들고 DJ 믹스 음악에 조금씩 리듬을 타는 관객들도 눈에 띄었다.
공연 시작 2시간 이상 전부터 많은 인파가 입구 앞을 가득 메웠다. 팬들 중에는 외국인들도 많았다. 영어·중국어·일본어 등을 쓰는 팬들도 심심치 않게 보여 브아걸 또한 한류의 주역임을 실감케 했다. 중국어를 쓰는 취재진들도 보였다.
브아걸이 여성 가수그룹이다 보니 남성팬이 많을 거란 예상은 빗나갔다. 여성팬들이 많은가 싶을 정도로 성비는 비슷했다.
공연을 보러온 황효연씨(30)는 “남성들이 많을거라고 생각하고 왔어요. 그런데 오니까 여성팬들이 더 많이 조금 당황스러웠어요. 더 잘됐죠 뭐(웃음)”라며 여성팬들의 수에 놀라워했다. 성인 공연이라면 남자들이 북적 될 것 같은 고정관념은 맞지 않았다.
콘서트의 시작 곡은 2008년 미니앨범 ‘위드러브(with L.O.V.E)’의 리믹스버젼이었다. 디제이 스케줄원(DJ Schedule 1)이 참여한 리믹스 버전은 클럽 분위기의 빠른 비트였다.
이어 좌우에 배치된 개인 무대에서 제아가 ‘원나잇온니(One night only)’를 불러 안정적인 가창력을 뽐냈다. 미료는 ‘리벤지(Revenge)’를 부르며 한손에 권총을 들어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나르샤는 ‘백만송이 장미’를 불렀는데 간주 중간마다 몇몇 여성들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이를 재밌게 본 다른 참가자들도 거기에 동참해 나르샤의 호흡을 쉴 때마다 비명을 지르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가인은 최근 솔로앨범의 히트곡 ‘피어나’를 불러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최대의 히트곡 ‘아브다카다브라’가 나오면서 얌전했던 팬들도 호응을 하기 시작했고 열기는 콘서트가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공연은 조PD가 피처링한 곡 ‘홀드더라인(Hold the line)’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공연을 관람한 한 여성은 “19금 콘서트라 의상과 안무가 아찔했어요. 그런데 반감보다는 내숭 없는 프로의 모습이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브아걸의 소속사 서찬일 이사는 “주류 제공에도 소란피우는 관객이 없는 건전한 공연이 됐다. 19금이라고 해서 퇴폐적이라는 인식보다 건전한 성인문화를 지향하고자 한 것에서 호응이 높았던 것 같다”며 브아걸표 19금 콘서트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했다.
콘서트를 마친 브아걸은 제아의 솔로앨범 발표, 가인의 영화 개봉 등으로 멤버별 솔로 활동을 펼친다. 또 태국과 홍콩 등에서 내년 2월 중에 ‘투나잇(Tonight) 37.2℃’와 동일한 구성으로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