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하는 재계’… 순환출자금지 재검토 요구에 박 당선자 “…”

입력 2012-12-2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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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회장단 간담회 개최, 동반성장·상생 등 강조

‘근혜노믹스’에 재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대기업 순환출자금지 공약 재고 요구에 침묵하며 경제민주화 실천 의지를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박 당선인은 26일 여의도에 위치한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찾아 4대 그룹 총수 등이 소속된 회장단과 첫 만남을 가졌다.

재계는 이 자리에서 “기존의 순환출자 방식이 역기능도 있지만 순기능도 있다”며 “(당선인의) 공약 사항 중 순환출자금지 제도를 재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박 당선인은 묵묵부답의 반응을 보였다.

이날 간담회 직후 브리핑에서 조윤선 대변인은 “(재계의 신규 순환출자금지 요구에 대해) 박 당선인의 답변은 없었다”고 밝혔다.

박 당선인의 경제민주화 실천 의지는 첫 정책행보에서도 잘 드러난다. 역대 대통령들과는 달리 중소기업중앙회를 가장 먼저 방문하고, 소상공인들과 별도의 자리를 마련해 의견을 청취했다. 전경련에 앞서 중기중앙회를 찾은 것은 박 당선인이 처음이다.

조 대변인 역시 “박 당선인은 우리나라 중산층을 복원하는데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면서 “(박 당선인이) 이들을 가장 먼저 만났다는데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재계에서 읽히는 분위기와도 일맥상통한다. 박 당선인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대기업의 양보’를 강조해 온 경제정책 기조를 다시 한번 드러낸 게 아니냐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대기업 보다 중소기업을 더 챙기겠다는 박 당선인의 의지는 다른 데서도 찾을 수 있다. 이날 회장단이 “대형마트 강제휴무로 농·어민과 중소기업의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다른 방안을 모색해 달라”고 하자 “(중소업계가) 양보해서 유통법 개정에 찬성한 만큼 오는 28일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통과되길 적극 기대한다”고 답했다. 의무 휴업일과 영업 제한 시간을 늘려서라도 골목 상권 보호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유지한 셈이다.

이날 동반성장과 상생을 유난히 강조한 박 당선인은 “어려운 기업에게 국가가 지원하는 것은 책무”라며 “경쟁력이 있지만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는다면 대기업이라도 적극 지원하겠다”면서 간담회를 마무리 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허창수 GS 회장(전경련 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본무 LG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현재현 동양 회장, 박삼구 금호 회장, 박용만 두산 회장, 강덕수 STX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김윤 삼양사 회장,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 류진 풍산 회장,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과 김승연 한화 회장, 김준기 동부 회장, 이웅렬 코오롱 회장이 해외 출장 및 일신상의 사유로 불참했다. 삼성 측에서는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이 대리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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