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극복에는 모바일이 답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시달린 올해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도 갤럭시 시리즈 등 모바일 제품의 판매량 증가 덕분이다.
삼성전자 한 고위관계자는 “선진국인 유럽의 소비자들은 경기가 아무리 어려워도 휴대폰을 사는 데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휴대폰과 함께 삼성전자를 이끄는 한 축인 반도체는 불황을 잘 타는 사업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모바일에서 답을 찾고 있다. PC용 D램 등 과거 반도체 사업 주력 제품이 가격 하락과 판매 부진에 빠진 반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에 탑재되는 모바일 D램, 모바일 AP 등 제품은 점점 비중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모바일 D램 세계 시장 점유율은 지난 3분기 기준으로 57%를 넘어섰다. 지난해 50.4%에서 6.65%포인트 증가했다. 시장 영향력이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모바일 D램은 모바일 기기를 구동하는 데 쓰이는 메모리로,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의 판매가 늘면서 판매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올 3분기까지 판매한 수량은 지난해 1년 동안 판매한 16억3460만개보다 28.6% 많다. 4분기 판매량이 추가되면 판매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 기기의 저장장치 역할을 하는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39.3%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2분기 41.2%에 비해 소폭 하락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8% 상승하면서 여전히 40% 가까운 점유율로 2위 업체들과 격차를 유지했다.
스마트폰의 두뇌역할을 하는 모바일AP 사업도 승승장구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모바일AP 매출액은 32억4100만달러로, 지난해(19억7900만 달러)보다 63.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모바일AP 단일칩 부문에서 세계시장 점유율은 73.7%로 지난해(72.9%)를 웃돌 것으로 추산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AP 등 시스템반도체 투자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미국 오스틴 반도체 공장에 4조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내년 상반기부터 모바일 AP 생산라인 증설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를 이끄는 우남성 사장은 오는 1월8~11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소비자 가전쇼(CES) 2013’ 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우 사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차세대 스마트폰 CPU 등에 대한 베일을 벗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