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1차 인선… "한번 쓴 사람 계속" 통합·전문성 방점

입력 2012-12-28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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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용인술이 모습을 나타냈다. 한번 쓴 사람을 다시 활용하고 ‘대통합’을 실천하려고 애쓴 흔적이 엿보였다.

박 당선인이 27일 발표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1차 인선안’을 보면, 주요인사 8명이 모두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인사들로 채워졌다. 당선인 측 관계자는 “박 당선인은 한번 쓴 사람이 결정적 실책을 하지 않는 한 다시 기용하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중 호남 인사는 4명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수도권 인사는 3명이며 박 당선인의 기반인 영남권 인사는 1명뿐이다. 대탕평 원칙을 적용해 호남 인사를 적극 기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후보 시절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100% 대한민국대통합위원회’(이하 대통합위) 수석부위원장을 맡았던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이 인수위원회에서 ‘부’자를 떼고 국민대통합위원장에 임명됐다. 그는 전북 전주 출신이다. 한 위원장은 격의가 없어 따르는 사람이 많은 화합형 인사로 평가받고 있다.

한 위원장은 1997년 대선을 앞두고 DJP(김대중·김종필) 후보 단일화를 성사시켰다. ‘김대중 정부’ 출범 후인 1998년 초대 노사정위원장으로 노·사·정 대타협을 이끌어낸 바 있다. 1999년 2월 ‘옷로비 사건’ 파문 속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맡아 1년 10개월 동안 김 전 대통령을 보필했다. 그는 박근혜 캠프로 들어오면서 “박 후보가 당선되는 게 김 전 대통령의 유지를 받드는 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인수위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회장에 선임된 김경재 전 의원은 전남 순천 출신이다. 1971년 당시 김대중 신민당 대선후보 선전기획위원으로 정치권에 첫 발을 내디뎠다. 유신시대로 접어들면서 미국으로 넘어가 15년간 미국 망명생활을 했다. 김 수석부위원장은 1980년대 후반 귀국한 이후 15·16대 국회의원(전남 순천)을 지냈고, 2002년 대선 때는 홍보본부장으로서 민주당 노무현 대선후보를 도왔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민주당 분당 과정에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독설을 퍼부으면서 현 민주통합당 주류인 친노계와 거리를 뒀다.

인요한(미국명 존 린튼) 연세대 교수도 공동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귀화인인 인 부위원장은 1959년 전남 순천에서 태어났다. 12년 전 박근혜 당선인을 만나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인 부위원장은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때 통역을 하기도 했다. 서양인 최초로 1987년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했다. 1997년 외증조 할아버지인 유진 벨 선교사의 이름을 딴 유진벨재단을 형과 함께 설립했다. 그는 북한 결핵퇴치 사업을 하면서 20여 차례 북한을 드나들며 무료 진료, 앰뷸런스 기증 등 대북 의료지원 활동을 펼쳐왔다.

공동부위원장에는 윤주경 매헌기념사업회 이사와 김중태 전 서울대 민족주의비교연구회 회장도 선임됐다.

윤 부위원장은 매헌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이다. 그는 2006년부터 올 초까지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사업회’ 이사를 역임했다. 지금은 고향(충남 예산)에서 ‘매헌 윤봉길 월진회’ 이사직을 맡고 있다.

김 부위원장은 경북 의성 출신으로 유신정권의 피해자이기도 하다. 그는 제1차 인혁당 사건에 연루돼 투옥됐을 뿐 아니라 중앙정보부에 의해 미국으로 강제 추방당했다. 국민대통합위에서 이념통합 본부장으로 일하며 새누리당이 ‘부마항쟁특별법’을 발의하고 박 당선인이 서명하는 아이디어를 구상하기도 했다.

청년특위위원장은 김상민 의원이 맡았다. 그는 아주대 졸업 후 대학생자원봉사단 ‘V원정대’를 설립해 이끌었다. 대학생을 겨냥해 개발한 ‘반값등록금’ 같은 공약개발에 참여하거나 박 당선인의 대학가 방문에 동행하면서 박 당선인이 젊은층과 스킨십을 확장하도록 도왔다. 청년특위 위원으로 정현호 전국대학총학생회모임 집행장, 윤상규 네오위즈게임즈 대표, 박칼린 ‘킥뮤지컬’ 스튜디오 예술감독, 하지원 에코맘 코리아대표, 오신환 새누리당 중앙청년위원장, 이종식 채널A 기자 등이 선임됐다.

윤상규 네오위즈게임즈 대표는 네오위즈의 창립 공신으로 지난 1997년 입사한 뒤 지난해 1월 네오위즈게임즈 경영관리본부장에서 대표로 선임된 업계 1세대 인물로 기업인으로 유일하게 포함됐다.

박 당선인 측은 “김 위원장은 오랜 기간 대학생 봉사모임을 이끌어왔다”며 “청년들이 안고 있는 고충을 실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소통의 중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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