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회장 이례적인 신년사…경제민주화 의식?

입력 2012-12-2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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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관행 개선하겠지만 현실적 한계도 이해해 달라”

“과거 다소 잘못된 관행이 있었다면 이를 과감히 개선토록 하겠습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28일 새해 신년사를 통해 국민에 대한 기업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허 회장은 “사실 우리 기업들도 때로는 국민적 기대가 힘에 부친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다”면서 “하지만 온 힘을 다해 경제계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소외 계층을 위한 사회공헌, 협력기업과의 동반성장,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투명경영에 더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때로는 기업들의 역량이 부족해 부응하지 못하는 현실적 한계도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재계에서는 허 회장의 이러한 자조 섞인 신년사는 전경련이 대기업들을 대변하는 단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의 변화를 주문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확고한 경제민주화 의지가 드러나고 있는 만큼 기업들이 눈치를 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신년사는 투자 확대와 기업가정신 등 일반적인 기업의 역할만 강조한 작년과 대조적이다. 허 회장은 2012년 새해 인사를 통해 수출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제 위기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었다.

재계 또 다른 관계자는 “새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가 중소기업 중심으로 흘러가는 등 상황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며 “(이번 신년사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를 비중 있게 반영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한편 허 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투자를 확대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고 일자리 창출에 매진할 것을 약속했다.

그는 “고용창출 효과가 높은 서비스산업과 전·후방 연관효과가 큰 제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이라며 “고졸·여성·고령자·장애우 채용을 확대해 고용의 양극화 개선에 힘쓰겠다”고 했다.

아울러 내년에 출범하는 새 정부에 대한 희망도 담았다. 허 회장은 “시장경제의 바탕은 제도나 권력이 함부로 개별 경제주체들의 자유로운 결정권을 대신할 수는 없다는 철학”이라며 “불공정한 거래관행이나 지배적 지위의 남용에서 비롯되는 부작용은 보완해야 한다는 원칙과 법의 지배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기업가정신이 발휘될 수 있는 환경을 지켜달라는 소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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