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교수들은 2013년 희망의 사자성어로 ‘제구포신(除舊布新)’을 꼽았다.
교수신문은 최근 전국 대학교수 62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30%가 내년 희망의 사자성어로 묵은 것을 제거하고 새로운 것을 펼쳐낸다는 뜻의 ‘제구포신(除舊布新)’을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제구포신’은 ‘춘추좌전’에 나오는 말로 소공(昭公) 17년 겨울 하늘에 혜성이 나타나자 노나라의 대부(大夫) 신수(申須)가 이를 제구포신의 징조로 해석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혜성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불길함의 상징으로 여겨지는데 신수는 오히려 이를 변혁의 징조로 본 것이다.
새해 사자성어를 추천한 이종묵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변혁은 불길함의 징조가 나타날 때 필요한 것”이라며 “다만 그 변혁은 백성의 믿음을 얻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추천배경을 밝혔다.
이어 “옛 사람들은 낡은 것은 버리고 새 것을 받아들이되 낡은 것의 가치도 다시 생각하고 새것의 폐단도 미리 보고자 했다”며 “이것이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마음이며 진정한 제구포신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박명진 중앙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대선을 통해 고질적인 지역 갈등과 이데올로기 갈등, 계층갈등이 심화됐다”며 “새 정부는 구악을 퇴치하고 새로운 가치관과 시민의식을 고양해야 할 것”이라고 선택 이유를 말했다.
‘제구포신’에 이어 서로 다른 쟁론을 화합해 하나로 소통시킨다는 의미의 ‘원융회통(圓融會通)’이 28.4%의 지지를 얻어 2위를 차지했다. 원융회통은 원효의 화쟁사상에 나오는 말이다.
또 맹자에 나오는 백성과 동고동락하는 통치자의 자세를 비유한 ‘여민동락(與民同樂)’이 3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