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불황을 겪고 있는 해운업계가 ‘자본 여부 논란’에도 불구하고 영구채(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섰다.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지난 27일 일반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은행 보증 없이 2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했다. 이번 발행 규모는 당초 예상보다 10배 이상 줄어든 것으로 쿠폰금리는 연 7.05%며 발행 5년 뒤 상환하지 않을 경우 추가되는 금리는 연3%P 가량이다.
현대상선이 영구채 발행에 나선 것은 극심한 해운업황 부진으로 인한 유동성 확보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운업황이 최악으로 치달으며 실적 악화, 차입금 확대, 재무구조 악화 등 3중고를 겪어야 했다.
특히 현대상선의 경우 회사채 만기 물량이 올해 들어 5500억원 대에서 6000억원 대로 늘어났다. 당장 내년 2월에 2400억원을 상환해야 하는 등 상반기에만 4400억원이 몰려있다. 부채비율 역시 9월 말 기준 650%에 달한다.
현대상선에 이어 한진해운도 영구채를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은 영구채가 자본으로 인정되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3억∼5억 달러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영구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며 “단 영구채가 자본으로 결론이 나야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구채가 ‘자본이냐 부채냐’는 논란과 관련 한국회계기준원은 국제회계기준 해석위원회(IFRS IC)에 공식 질의를 해 놓은 상태며 이에 대한 답변은 내년초에 나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