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문식 사장은 정몽구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얻어온 인물이다. 현대정공 출신의 권 사장은 2000년대 초 기아차 인수합병과 함께 현대차 기획실로 자리를 옮겼다. 현대정공 유럽법인에 근무하던 그를 정몽구 회장이 직접 호출해 귀국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선행개발실과 기획조정실장(부사장) 등 남양연구소의 핵심 부서를 두루 거쳤다. 품질과 함께 기술력을 강조한 정 회장에게 권문식 사장은 ‘믿을 만한 엔지니어’였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4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현대오토에버, 현대카네스 등 그룹 내 자동차 전자제어 기술 관련 연구 인력을 통합해 현대오트론을 설립했다. 같은 해 8월에는 독일 보쉬가 보유한 현대차그룹 계열사 ㈜케피코 지분 50%를 전량 인수했다. 이 과정이 모두 권 사장 주도 아래 이뤄졌다.
2013년은 권문식 연구개발 본부장에게는 어느 때보다 분주한 한해가 될 전망이다. 그만큼 권 사장은 중대한 기점에 서 있다.
먼저 핵심기술 개발과 주요 전략차종 출시 등 중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010년을 전후해 직분사 엔진을 제품 라인업 별로 확대했다. 글로벌 추세인 ‘다운 사이징’에 맞춰 작은 배기량으로 큰 출력을 뽑아내는 기술력에 집중했다. 이 전략은 주효했고 글로벌 시장 확대에 밑거름이 됐다.
현대기아차는 다양한 제품군과 함께 또 한번의 ‘기술 도약’이 필요한 상태다. 권 사장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주도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안고 있다. 내년 한해 그의 행보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