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예산 투명심사 위해 법개정 추진… 현실성은?

입력 2013-01-04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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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실” “졸속” “늑장” 비판에 뒤늦게 대책 논의

예결위 상설화-속기록 의무화-전문성 강화 등 검토할 듯

일각선 “현실성 떨어지는 보여주기식” 지적도

여야가 예산 심의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국회법 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1월 임시국회에서 정치개혁특위를 가동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상설화 및 속기록 의무화를 법으로 정하기로 했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4일 “정부가 국회를 무시하고 밀실심사라는 얘기가 안 나오게 하기 위해 예결위를 특위에서 상임위로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그렇게 해야 예결위의 전문성과 책임성, 투명성이 확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도 “예결위를 상설 위원회로 가동하고 간사에 위임해 예산을 협의하는 일을 없애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는 올 예산안이 늑장 처리되면서도 심사는 졸속으로 진행됐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특히 국회는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주요 예산이 사실상 전용되고 이른바 ‘쪽지 예산’으로 불리는 민원성 지역사업 예산을 슬그머니 편성하는 등 심사 과정이 공개되지 않아 사회 불신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국방부 예산 3280억원을 깎아 지역사업 등 SOC 예산을 3670억원이나 증액한 것이 대표적이다.

여야는 양당 원내대표가 예산심사의 문제점에 대해 동의하고 있는 만큼 1월 임시국회 개회 전 여야 수석부대표 협의를 통해 이 문제를 포함한 정치쇄신특위 가동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신의진 원내대변인은 “여야가 예산심사의 전문성과 투명성 확보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기 때문에 조속히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특위로 돼 있는 예결위를 일반 상임위화해 상시적으로 예산 문제를 논의해 심사 기간을 대폭 늘리는 방안이 우선 검토될 전망이다. 또 졸속 심사 방지를 위해 전문성 있는 인사를 배치, 예결위원 정수를 현재 50명에서 30명 안팎으로 줄이는 문제도 논의된다. 다만 예결위원 정수가 줄어들 경우 논의 창구가 줄어드는 만큼 ‘쪽지 예산’이 더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있고, 다각화된 심사가 이뤄지기 힘들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국회 예결위 관계자는 “재정 전문가를 예결위원으로 투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정수를 줄일 경우 소수에 의해 예산이 다뤄질 수밖에 없어 투명성과 배치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야는 모든 심사 과정을 속기록으로 작성하고 간사에 위임을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지만, 이 역시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취지는 좋지만 현실적으로 계수조정소위 등 모든 회의를 속기하기 어렵기 때문에 보여주기식에 그칠 수 있다는 얘기다.

민주당 소속 한 예결위원은 “여야 간 합의가 힘든 쟁점사안의 경우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하는데, 이것을 모든 예결위원들이 나서 할 수는 없는 문제”라며 “이럴 땐 속기록을 작성할 수도 없다. 법을 바꿔도 보여주기식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속기록을 의무화하려면 계수조정소위부터 간사협의까지 모든 걸 다 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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