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반기 MBC ‘해를 품은 달’이 전국을 사극 열풍에 빠뜨렸다면 올 상반기 신작들은 대부분 현대극이다. 대작 ‘아이리스’의 뒤를 잇는 ‘아이리스2’, 캐스팅 단계부터 화제를 모은 ‘야왕’, ‘그 겨울 바람이 분다’, ‘7급 공무원’ 등 다양한 드라마들이 시청자의 선택을 기다린다. 과연 ‘해를 품은 달’, ‘넝쿨째 굴러온 당신’(KBS2) 등을 뛰어넘는 국민 드라마가 탄생할지 점쳐보는 것도 흥미롭다.
먼저 이달 중 새로 시작할 월화드라마 라인업으로 SBS는 ‘야왕’을, KBS는 ‘광고천재 이태백’을 내세웠다. 권상우와 수애가 주연을 맡은 ‘야왕’은 박인권 화백의 ‘대물’ 시리즈 3화에 해당되는 작품으로 지독한 가난에서 벗어나 퍼스트레이디가 되려는 욕망녀 다해(수애)와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순정남 하류(권상우)의 이야기를 그린다.
‘학교 2012’ 후속으로 편성된 ‘광고천재 이태백’은 광고인 이제석(31)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현재 MBC 50부작 사극 ‘마의’가 동시간대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얼마나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수목드라마 라인업도 쟁쟁하다. MBC는 ‘보고싶다’ 후속으로 ‘7급 공무원’을 이달 중 방영한다. 영화 ‘7급 공무원’의 속편 격인 이 작품은 최강희와 주원이 커플 호흡을 맞추는 로맨틱 활극이다.
이에 맞서 KBS와 SBS는 다음달 13일 나란히 새 드라마를 내놓을 예정이다. KBS는 2010년 드라마 ‘추노’에서 활약했던 장혁과 이다해가 다시 만난 정통 블록버스터 첩보극 ‘아이리스2’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아이리스2’ 홍보 담당자 진은정씨는 “드라마라기보다는 영화에 가까운 영상미를 구현했다”면서 “연출을 맡은 멜로계의 거장 표민수 감독이 멜로 라인도 부각시켜서 시청자들이 극에 몰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기대감을 높였다.
이 밖에도 2000년 방송돼 한류 열풍의 시초가 된 ‘허준’(MBC)이 오는 3월 일일사극으로 다시 돌아올 예정이다. KBS는 다음달 종영하는 일일시트콤 ‘패밀리’에 이어 이재룡·도지원·전미선·김태훈·이훈 등이 출연하는 ‘일말의 순정’을 방영한다. 일일시트콤에서 손을 뗀 MBC와의 대조적 행보가 눈길을 끈다.
한편 지난해 침체를 거듭했던 예능 프로그램은 다시 기지개를 켜고 도약을 할 전망이다. 강호동이 본격적으로 복귀한데다 새로운 포맷의 예능 프로그램들이 올들어 본격적으로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또한 새해 벽두부터 눈길을 끈 MBC ‘생존’과 KBS, SBS 등 방송사들의 대작 다큐들이 올해에도 시청자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