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정부 근혜노믹스] ‘고령자 취업’ 체감온도 높여야

입력 2013-01-04 15:27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65세 이상 29%만 경제활동… 고령사회 모형 개발해야

2년 째 구직중인 김광진(56.가명)씨는 지난 10월 경기도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노인일자리 경진대회에 참가해 2곳의 중소기업에 이력서를 냈으나 연락 온 곳이 없었다.

김씨는 “면접에서 급여는 상관없다고 해도 ‘월 100만원에 일할 수 있느냐’ ‘허드렛일인데 가능하냐’며 번번이 선입견을 갖고 있더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단순 업무라도 취업을 하고 싶었지만 ‘대기업 간부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되레 걸림돌이 됐다고 푸념했다.

1년 전 연구원에서 퇴직한 이성일(55.가명)씨는 요즘도 매일 새벽 출근하는 곳이 있다. PC방이다. 그가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부인 외에는 아무도 없다. 10년 전 끊었던 담배도 다시 피우고 있다. 이씨는 “주변에서 위로하는 말을 듣기 싫어 자식들한테도 말하지 않았다”며 “30년 가까이 쌓은 경험을 이해해주고 받아주는 기업이 없어 안타깝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취업을 희망자가 해마다 늘고 있지만 정부의 일자리 확충은 지지부진하다.

전체 노인가구의 절반이 빈곤층인 상황이어서 정부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55~79세 60% “일하고 싶다”

55~79세 고령층 10명 중 6명은 취업을 희망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2 고령자통계’에 따르면 55~79세 고령층 인구 중 취업하기를 희망하는 비율은 59.0%로, 2011년 58.5%에 비해 0.5%p 증가하는 등 해마다 일자리를 원하는 고령자가 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65세 이상 노인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9.5% 수준으로 2010년(29.4%)과 비슷한 수준이다.

고령층이 일하기 원하는 주된 이유는 ‘생활비에 보탬이 돼서’(54.4%)가 가장 많았고, 다음은 ‘일하는 즐거움 때문’(36.5%)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자 72.5%가 취업을 희망해 여자(47.2%)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를 보였다. 여자 고령층 취업희망자의 59.6%는 생활비에 보탬이 되기 때문에 일하기 원한다고 응답했다.

근로 희망자들의 일자리 선택기준은 ‘임금 수준’(29.3%)이 가장 높았고, 다음은 ‘일의 양과 시간대’(21.8%), ‘계속 근로 가능성’(21.8%) 순이었다.

일하는 노인 근로자들의 평균 월 급여는 평균 임금근로자의 75.6% 수준이며, 남성 노인은 평균의 82.3%, 여성 노인은 54.0%로, 여성노인의 급여가 특히 낮았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해 12월 일하는 노인의 절반 이상은 최저임금과 비슷하거나 그 이하의 임금을 받는다는 조사결과를 내놨다.

◇단순직 모집에 고령자 몰려

지난해 2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60세 이상 실버 사원 2000명 모집에 60~80대 노인 1만8977명이 몰려 9.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하루 5시간씩 8개월간 LH 임대아파트 단지와 주거복지사업단 등에 배치돼 시설관리와 입주민 주거복지 등 단순 보조업무를 하는 일자리다. 월급은 60만원이었다.

지역본부별 경쟁률은 서울이 17.8대 1로 가장 높았고, 모집권역별로는 서울 서초·강남구권역이 48.6대 1을 기록했다. 이번 신청자 중에는 80세 이상도 100명이 넘었다.

2010년 3월에는 2000명 선발에 2만2107명이 몰려 평균경쟁률이 11 대 1을 기록했다. 정부가 매년 일자리를 늘리는 정책을 펴고 있지만 취업을 희망하는 노인의 체감온도는 낮다.

보건복지부의 노인실태조사(2008년)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501만명 가운데 351만명이 미취업 상태며, 이 중 116만명이 구직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일자리 사업 내실화 필요

정부는 2004년 170억원 정도였던 노인 일자리 지원 예산을 2011년에는 1672억여원으로 크게 늘렸다.

그러면서 2011년부터 ‘시니어 인턴십’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만 60세 이상의 노인을 대상으로 현장 실습 기간 동안 노인 및 해당 기업에게 필요한 제반비용을 일부 지원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부 정책이 반짝 효과를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부족한 면이 있어 다각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노인실태보고서(2011년)에서 기초노령연금제도와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등 정부의 기본욕구를 충족하는 노인복지정책의 개선을 지적했다. 지금은 ‘고독’이나 ‘무위’ 등 상위욕구 충족으로 정책범위 확대를 통한 노인의 삶의 질 제고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노인일자리 사업의 내실화와 강화를 통해 실질적인 노후소득 창출의 기회를 확대해야만 노인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소정 남서울대 사회복지과 교수는 “노후소득 준비를 할 수 없는 취약계층에 대한 구체적 지원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실버동아리나 동호회 등 지역사회 중심의 새로운 고령자 공동체를 조직하고 지원해야 하며, 향후 고령사회 정책 모형 개발에서 지자체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트럼프 관세 위협에… 멕시코 간 우리 기업들, 대응책 고심
  • 韓 시장 노리는 BYD 씰·아토3·돌핀 만나보니…국내 모델 대항마 가능할까 [모빌리티]
  • 비트코인, 9.4만 선 일시 반납…“조정 기간, 매집 기회될 수도”
  • "팬분들 땜시 살았습니다!"…MVP 등극한 KIA 김도영, 수상 소감도 뭉클 [종합]
  • '혼외자 스캔들' 정우성, 일부러 광고 줄였나?…계약서 '그 조항' 뭐길래
  • 예상 밖 '이재명 무죄'에 당황한 與…'당게 논란' 더 큰 숙제로
  • 이동휘ㆍ정호연 9년 만에 결별…연예계 공식 커플, 이젠 동료로
  • 비행기 또 출발지연…맨날 늦는 항공사 어디 [데이터클립]
  • 오늘의 상승종목

  • 11.26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1,135,000
    • -3.08%
    • 이더리움
    • 4,767,000
    • +2.3%
    • 비트코인 캐시
    • 695,500
    • -1%
    • 리플
    • 1,988
    • -1.88%
    • 솔라나
    • 331,000
    • -5.05%
    • 에이다
    • 1,346
    • -5.54%
    • 이오스
    • 1,157
    • +1.4%
    • 트론
    • 279
    • -2.79%
    • 스텔라루멘
    • 652
    • -9.57%
    • 비트코인에스브이
    • 94,700
    • -0.89%
    • 체인링크
    • 24,260
    • -2.3%
    • 샌드박스
    • 909
    • -15.2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