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는 8일 동서발전 본사에서 올해 첫 ‘전력그룹사 사장단 회의’를 개최하고 동계 전력수급 대책과 경영 현안 등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는 조환익 한전 사장이 취임 후 갖는 첫 번째 공식 사장단 회의다.
이날 회의에서 전력그룹사 사장단은 동계 전력수급 대책에 협조할 것을 다짐하는 한편 장기적인 전력수급 안정화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특히 전력수급문제를 수요관리 등 단기적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공급 확대 등 장기적인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한국남동발전 장도수 사장은 이날 회의에서 "아직까지 6차전력수급계획도 결정되지 않았고 지난 5년간 추이를 봐도 여름과 겨울 모두 비상이 아닌 적이 없었는데 그렇다면 전체적으로 전력그룹사에서 장기적인 측면으로 공급 여유를 많이 갖고 가는 게 해결책 아니겠는가"라며 "하지만 아직까지 정부나 그 누구도 이 문제에 대해선 신속한 의사결정을 안하고 있어 걱정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는 2014년부터는 전력공급 여유가 많아진다고 하는데 맞는 얘기인가"란 조환익 사장의 질문엔 "우리나라 산업구조 상 수출주도형, 에너지다소비 업종이 많다. 현재 이 같은 수급불안도 10년 전 예측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라며 "오는 2014년 이후 전력이 남아돌 것이란 예측은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할 수 있어 공급을 더욱 넉넉히 준비해야 한다"고 답했다.
한전KPS 태성은 사장도 "예정돼 있는 원전 건설도 국민 합의 등이 이뤄져야 하는 부분"이라면서 "(전력수급 문제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전력산업구조의 언밸런스 문제도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장도수 사장은 "한전이 SMP(계통한계가격) 등을 통해 민자발전사들에게 전기요금 메리트를 주고 있지만 효율적인 전력 운영 측면에서나 한전 입장에선 불필요한 요인"이라면서 "이런 상황인 만큼 근본적인 부분부터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환익 사장은 "이날 회의에서 발전그룹사들의 전력수급 대책이 상당히 체계화돼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면서 "지난 9·15 순환정전 사태때도 안심할 때 큰 사고가 터졌듯이 1, 2월 이후에도 전력그룹사들이 긴장 늦추지 말고 1년 내내 모니터링한다는 일념으로 나서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