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로 본 금융권 경영전략]저금리·저성장… 리스크 관리·수익원 창출 통해 정면 돌파

입력 2013-01-09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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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지주 ‘위기관리’ 한목소리

올해 금융권은 위험 관리와 서민금융 지원을 모두 신경써야 하는 쉽지 않은 한해가 될 전망이다. 6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이 같은 현실 상황을 반영한 새해 일성으로 리스크 관리와 수익원 창출을 통한 위기 정면 돌파를 강조했다.

올해 저금리·저성장 고착화 등으로 어려운 경영 환경이 예상되면서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지속 성장을 위한 미래시장 선점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다.

여기에 박근혜 당선인이 민생 안정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내세우면서 위기 극복과 함께 금융소비자 보호가 새해 최고의 화두로 떠올랐다. 이제는 금융권의 사회적 책임과 소비자 보호가 더 이상 소비자 불만 달래기 행태로는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 리스크 관리가 생사 좌우 = 올해 금융지주사와 은행권 수장들의 신년사는 당부의 말과 회사가 직면한 어려운 사안들에 이해를 촉구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그만큼 저성장·저금리 기조 여파로 올해 경영 환경이 예년과 달리 만만치 않음을 예고하고 있다.

6대 금융지주가 꼽은 새해 최고 화두는 리스크 관리다. 저성장·저금리 기조 여파로 가계와 기업의 동반 부실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리스크 관리에 실패할 경우 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경제위기가 상수(常數)처럼 되어버린 현 시대에 리스크 관리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심화되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와 금리의 변동성, 규제 변화 등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그룹 차원의 리스크 통제 기능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리스크 관리로 급박한 금융환경에 대처하겠다며 임직원들의 위기의식을 고취시켰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금융산업이 ‘빙하기’를 맞았다”며 “저마진 상황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고수익 신규사업을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에 영위 중인 사업, 특히 고유 핵심사업 부문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가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100년 전 인류 최초로 남극점에 도달한 탐험가 아문센의 성공 방식처럼 새로운 환경을 맞아 고정관념을 버리고, 철저하게 현장에 맞게 준비해야 한다”며 “리스크가 커진 영역은 성장을 제한하고, 수익성이 높은 새로운 자산으로 대체하는 재조정을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해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하는 부분은 없는지, 업무 프로세스를 포함한 모든 영역에서 ‘체질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의 변화에 맞는 빠른 의사 결정과 위험관리의 차별화 요인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강만수 KDB금융지주 회장은 “저금리·저성장 등 국내 시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외 사업을 적극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동규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비상경영 체제를 지속하고 연초부터 위기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며 “최고경영자(CEO) 회의를 중심으로 위기 관리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계열사들도 비용 절감, 한계사업 조정 등 자체적인 비상경영 계획을 수립, 실천해 위기를 조기에 극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내실 다지며 영토 확장 의지 = 금융지주사들은 올해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상된다고 진단하면서 지속 성장을 위한 미래시장 선점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도 강했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신년사에서 “올해는 새정부 출범과 함께 우리금융 민영화가 추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정부·국회·언론 등에서 우리금융 민영화를 시급한 현안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머지않아 민영화가 본격적으로 재추진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3차례 무산된 이후 재추진되는 민영화인 만큼 이번에는 반드시 민영화를 달성해 경영 자율성을 되찾고 글로벌 50위, 아시아 10위의 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 원년이 될 수 있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실패로 막을 내렸던 ING생명 인수 건에 대해 하나의 성장통(痛)으로 해석하며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새로운 수익원을 확충하기 위해 이사회와 협의해 다시 그 기회를 모색할 뜻을 내비쳤다. 어 회장은 “은행에 편중된 수익원을 다양화하고 경영 리스크를 분산하는 등 그룹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지난 1년 동안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면서 “그룹의 중장기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미래 역량을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체계적으로 양성해 나가야 한다”고 신년사를 통해 밝혔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신년사에서 “주택담보 대출은 더이상 주력 상품 아니다”라며 글로벌 경기침체, 사회적 분위기, 새로운 정부 출범에 따른 규제 변화 등을 언급했다.

한 회장은 “주택담보 대출은 더 이상 주력 상품이 아니고, 저성장·저금리로 수신, 투자상품의 차별성도 사라졌다”며 “금융투자 비즈니스도 구조적인 한계에 부딪혔고, 생명보험도 저금리로 운용수익이 감소하고 있어 지금은 새로운 방식과 새로운 차별점을 찾아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강만수 KDB금융지주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개인고객 기반을 확충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강 회장은 “개인고객 기반, 소매금융 분야를 확충해 그룹의 지속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며 “은행은 KDB다이렉트의 성공과 소매금융그룹 신설을 모멘텀으로 삼아 개인대출 자산을 일정 수준까지 신속하게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사업 확대도 주문했다. 강 회장은 “프로젝트파이낸스, 사모펀드, 개발금융 등 KDB그룹이 강한 분야에서 핵심 역량을 더욱 강화해 세계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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