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김미정 증권부 기자 "‘작전’에 휘말린 사람들"

입력 2013-01-1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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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으로 패가망신한 주인공 강현수는 마음을 다잡고 주식 공부를 해 5년만에 주식으로 먹고 사는 개미 투자자가 된다.

그러던 중 ‘작전주’ 인 ‘오메가 정보통신’의 주식 매매로 순간에 수천만원의 이득을 보게 되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DGS홀딩스의 사장인 황장구의 레이더망에 포착돼 결국 황종구가 지휘하는 수백억원짜리 주식 매매 작전에 합류하게 된다.

강현수는 증권사에서 유명세를 떨치는 증권 브로커, 외국계 펀드매니저, 상장사 대주주 등과 한팀을 이뤄 600억원짜리 대형 프로젝트를 계획대로 진행해 나가지만 결국 ‘대박 작전’의 환상은 그저 한낱 꿈에 그친다.

지난 2009년 개봉한 영화 ‘작전’의 내용이지만 현실도 크게 다르지 않다. 9일 서울중앙지검은 사전에 매수한 특정 주식을 자신이 출연한 방송에서 추천한 뒤 팔아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로 증권방송 전문가 전모씨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전모씨는 미리 매수한 주식을 매매하도록 추천하고 주가가 오르면 보유 주식을 팔아치우는 방법으로 37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물론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투자자들에게 돌아갔다.

검찰은 다른 케이블방송과 인터넷방송의 증권방송전문가 등 10여 명에 대해서도 비슷한 혐의를 포착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사건이 벌어지자 10일 한국거래소는 부랴부랴 증권방송을 이용한 불공정거래에 주의해야 한다며 투자자 유의사항을 발표했다. 하지만 그야말로 사후약방문일 뿐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주식시장에서 적발된 불공정거래 사건 처리 건수는 지난 2010년 150건으로 2009년 139건에 비해 7.9%(11건) 늘었다. 이들 사건 가운데 주가조작은 41건으로 같은 기간 33건에 비해 27.3%나 늘면서 가장 빈발하는 불공정거래 유형으로 떠올랐다.

증권관련 사이트나 증권방송 등 주가조작 수법이 다양화·조직화되고 있지만 아직 이들에 대한 규제는 미약한 실정이다.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한 금융당국의 선제적인 대응과 더 촘촘한 규제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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