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십 년간 북미, 일본이 선점해 온 반도체공정 표준 분야에서 국내 기술이 사상 처음 국제표준으로 채택됐다. 앞으로 우리나라 반도체 업계와 선진국들의 본격적인 표준화 경쟁이 예상된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KSIA)와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국내 반도체 공정기술이 국제표준(SEMI E5-0712)으로 채택되는 쾌거를 이뤘다고 14일 밝혔다.
최근 하이테크산업에서는 기술력 우위보다도 표준화 선점이 경쟁력 확보의 핵심요소로 부각되고 있으며, 이것이 곧 미래시장 주도로 직결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반도체 공정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 반해 반도체공정 분야의 표준화 활동이 미미한 실정이다. 반도체공정에 사용되는 850여개의 SEMI 국제표준 중 국내에서 제정한 표준은 한 건도 없었다.
이에 KSIA와 SEMI에서는 2008년부터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들과 함께 공정분야 표준화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4년여의 표준개발 노력을 통해 국제표준 제정에 성공함으로써 국제표준 주도를 위한 첫 발을 내딛었다.
국제표준 SEMI E5-0712는 반도체 장비 간 통신 규격에 관한 것으로 반도체 제조 팹의 자동화에 필수적인 소프트웨어 분야 표준이다. 팹 자동화 설비변경 시 발생하는 장비간 통신오류를 낮춰 장비 간 통신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는 “이번 국제표준 제정으로 반도체 강국의 위상을 높임과 더불어 국제표준을 실질적으로 주도해 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향후 반도체공정분야 표준화 선점을 위한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표준 제정은 KSIA에서 지식경제부 산업융합원천기술개발사업으로 수행중인 ‘차세대 반도체 장비 및 소자의 표준화 기술개발 과제’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향후에도 지식경제부와 KSIA는 국내 장비업체들의 의견을 반영한 국제표준 개발활동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