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돈, 박근혜 공약 흔들리나… 연금·의료 예산 추정치 2배 훌쩍

입력 2013-01-1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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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조달 불가능"… 인수위 재검토 논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공약이 수술대에 오른다. 각 분야별 공약에 필요한 재원이 추정치를 크게 웃돌 것으로 보고된 데다 재원 조달도 생각처럼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면서 일부 공약의 수정·보완이 불가피해졌다.

나흘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업무보고를 진행 중인 정부는 부처를 가리지 않고 박 당선인의 공약을 이행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로 재원 문제를 꼽았다.

박 당선인이 전면에 내세운 복지분야 공약부터 당장 차질이 예상된다. 박 당선인은 복지 확대를 위해 연간 27조원의 재원을 투입키로 했다. 이중 덩치가 큰 연금·의료 부문만 놓고 봤을 때 연간 5조원 정도만 투입하면 된다는 공약과는 달리 정부는 최소 연간 10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다.

4대 중증질환(암, 심장, 뇌혈관, 희귀난치 질환)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률을 75%에서 100%로 단계적으로 높이는 데 드는 비용 역시 적어도 연 2조~3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연간 1조6000억원의 예산을 잡아놓은 박 당선인 측의 애초 추계비용보다 최대 2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기초연금(기초노령연금+장애인연금)제도 시행을 위해 연간 7조원의 재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5조원의 재원을 추가로 투입하거나 일부 사업은 축소해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이와 함께 국방예산을 비롯해 부동산 경기 활성화, 가계부채 대책 등에서도 당초 예상보다 실제 필요한 재원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란 게 정부의 판단이다. 특히 정부는 지하경제 양성화, 세원 발굴, 세출구조조정 등에 따른 추가 세입만으로는 재원조달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때문에 일부 부처는 업무보고 때 세제개편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인수위 내에서도 정부의 의견을 감안해 일부 공약은 시행 시기를 늦추거나 수정하자는 제안을 내놓고 있다는 후문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정부의 탁상행정에서 비롯된 문제들도 있겠지만, 실무를 해본 정부의 의견을 무시할 수만은 없는 게 사실”이라며 “일부 공약은 아예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도 나온 만큼 재검토가 필요한 부분은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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