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위기=기회’다[오상민의 골통(Golf通)로드]

입력 2013-01-15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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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애(사진제공=KLPGA)
신년 초부터 한숨이 깊다. 서로 경쟁하듯 어렵다고 야단이다. 장기불황은 청년실업 대란을 안겨줬다. 대학을 나와도 변변한 일자리가 없어 실업자로 전락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불확실성으로 인해 청소년 자살률도 급증했다.

골프계는 여전히 울상이다. 지난해 말 한국레저산업연구소(소장 서천범) 발표 ‘2013년 개장 골프장수 전망(잠정)’ 자료에 따르면 올해 개장하는 골프장은 29개소(회원제 7곳ㆍ퍼블릭 21곳ㆍ군 1곳)다.

이 자료대로라면 올해 말에는 500개 골프장이 영업한다. 적정 골프장 수로 추정되는 450개소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결국 이 같은 골프장 과잉 공급은 최악의 경우 연쇄 부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지방 회원제 골프장은 가치 하락으로 인한 입회금 반환 신청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문제는 돌려주고 싶어도 돌려줄 돈이 없다는 것. 골프장으로서는 절체절명의 위기다.

그러나 ‘위기=기회’다.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뜻이다. 위기를 딛고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위기=기회’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다.

신지애는 중학교 3학년이던 지난 2003년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을 겪었다. 두 동생과 함께 목포로 가던 어머니의 차를 2.5톤 트럭이 덮쳤다. 이 사고로 어머니는 세상을 떠났고 여동생과 남동생은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그는 병원비 마련을 위해 두 동생과 함께 월세 15만원 사글세방에서 살았다.

그러나 좌절은 없었다. 시련이 큰 만큼 지독하게 훈련했다. 하체 단련을 위해 아파트 계단을 숱하게 오르내렸고, 드라이버샷은 1000회 이상 반복했으며, 퍼팅은 7시간 동안 쉬지 않고 할 때도 있었다. 결국 혹독한 훈련의 대가가 지금의 신지애다.

때로는 신체적 열세가 장애가 되기도 한다. 157㎝의 작은 신장 때문에 ‘슈퍼땅콩’이라는 별명이 붙은 김미현은 주니어시절 국내에는 적수가 없었지만, ‘국내용’이라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작은 신장과 짧은 비거리 때문이다.

그러나 김미현은 거의 모든 홀에서 페어웨이우드를 사용하는 자신만의 플레이스타일과 다른 선수들보다 큰 스윙(오버스윙)으로 비거리 한계를 극복,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미국무대를 정복했다.

신장 열세하면 대한민국 펜싱 대표팀도 빼놓을 수 없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2, 은메달 1, 동메달 3개로 기적과 같은 성적을 냈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다. 전통 강호 유럽선수들에 맞서기 위해 빠른 스텝으로 상대방을 교란시키는 ‘발펜싱’을 개발했다. 특히 157㎝의 작은 신장의 남현희는 여자 플뢰레에서 2회 연속 메달 획득이라는 쾌거를 이룩했다.

이처럼 위기를 기회삼아 도약하는 선수들은 많다. 이들의 공통점은 결코 위기를 방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긍정이라는 ‘숙성’ 단계를 거쳐야 한다.

아르헨티나 빈민가의 3D 업종에 종사하다 해운업계의 대부로 군림한 오나시스와 영화계의 소외계층으로 10년간의 무명생활을 참아낸 스필버그도 위기를 기회삼아 인생역전에 성공한 인물이다.

지난 2008년 화제의 베스트셀러였던 ‘시크릿(론다 번 저)’에서는 성공을 위한 긍정적 마인드에 대해서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같은 해 베스트셀러가 된 ‘꿈꾸는 다락방(이지성ㆍ국일미디어)’에서는 ‘생생하게(Vivid) 꿈꾸면(Dream) 이루어진다(Realization)’라는 R=VD공식으로 긍정적 마인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불운은 긍정적 마인드를 절대 이기지 못한다. 제아무리 지긋지긋한 불운이라도 긍정이라는 숙성 단계를 거치면 기회로 거듭날 수 있다. 골프는 지금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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