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임원이 지나치게 남성 쪽으로 편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임원 후보군인 여성 부장과 부장급 프라이빗뱅커(PB)가 계속 늘고 있어 여성 임원은 점차 증가할 가능성은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대우·동양· 미래에셋·삼성·신한금융투자·우리투자·하나대투·한국투자·현대증권 등 10대 증권사의 임원 396명 중 여성은 단 6명이다. 증권사 임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1.5%에 불과한 것.
임원이 90명인 미래에셋과 37명인 삼성에 2명씩 있고 임원 37명인 우리와 27명인 대신에 각각 1명 있다. 동양(43명), 대우(39명), 한국투자(34명), 하나대투(33명), 현대(33명), 신한(23명) 등 나머지 6개 증권사에는 여성 임원이 없다.
그나마 여성 임원도 대부분 오너이거나 외부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스카우트한 인물들이다. 대신의 여성 임원은 이어룡 회장이고 우리의 오세임 상무(오퍼레이션담당)는 씨티은행, 골드만삭스 등에서 근무했다.
삼성의 박경희 상무(SNI강북사업부장), 이재경 상무(SNI강남사업부장)와 미래에셋의 전진희 이사(압구정지점장), 윤자경 이사(브랜드전략실)도 외부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영입돼 승진한 케이스다.
이처럼 증권사에 여성 임원이 적은 것은 결혼·출산 등으로 도중에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바람에 인력 풀이 남성보다 얇다.
증권사 업무가 제조업이나 은행, 보험, 카드 등 다른 금융업에 비해 남성 중심적으로 운영되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증권사들은 대면 접촉이 많은 주식 브로커리지 업무와 법인 영업이 주요 수익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브로커리지 업무 비중이 줄고 자산관리 중요성이 부각되며 여성 관리직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현재 최고등급 PB인 ‘마스터PB’ 중 여성 비율이 40%에 이른다. 동양증권도 부장급 여성 PB센터장이 3명 배출됐고 현대증권도 부장급 여성 지점장이 3명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여성 신입 직원들이 많아지고 있고 여성 지점장도 하나둘씩 배출되는 것을 보면 증권업계도 추세가 조금씩 바뀌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