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 남쪽 해상에서 화재로 침몰한 갈치조업 어선의 생존 선원과 사망자 시신이 19일 오후 제주에 도착했다. 사고 발생 하루 만이다.
해경은 이날 헬기 2대를 동원, 제주도 남쪽 해상에서 해경 경비함정으로부터 생존자인 중국인 장모(35)씨와 사망자 시신 4구를 옮겨실은 뒤 오후 서귀포시 대정읍 알뜨르비행장에 도착했다.
장씨와 시신은 비행장에 대기하고 있던 119구급대 차량으로 이날 오후 3시께 제주대학교 병원으로 옮겨졌다.
장씨는 혼자 걸을 정도로 비교적 건강한 상태로 병원에서 종합검진을 받고 있다.
장씨는 "어선의 닻을 내리고 선원 9명 모두 자고 있는데 '불이 났다'고 외치는 소리를 듣고 나와보니 불이 너무 커서 선원들이 바다로 뛰어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장씨는 바다로 뛰어들 때 구명환을 착용했다.
이어 장씨는 "어둡고 파도가 세서 정신이 없었고 뛰어내린 다음 상황은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며 "저는 추정 사고 시각보다 3∼5시간 정도 흐른 오전 8시30분∼9시께 구조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씨는 "다른 동료들이 구명 장비를 갖췄는지는 알지 못한다"며 "실종된 동료들이 하루빨리 안전하게 구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실종 선원 4명에 대한 이틀째 수색작업은 난항을 겪고 있다.
해경은 사고 해역인 서귀포 남쪽 720㎞ 해상에서 경비함정과 항공기 등을 동원, 실종자 수색을 계속하고 있다. 수색작업에는 인근 어선과 중국, 대만, 일본 등 주변국도 참여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4시 현재까지 추가로 발견된 선원은 없었다.
서귀포 선적 근해 연승어선 3005황금호(29t)는 지난 2일 갈치조업을 위해 서귀포항을 출항했다가 18일 오전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로 침몰했다.
이 사고로 선원 9명 가운데 4명이 숨졌고 4명은 실종됐다. 중국인 선원 장씨만 인근 선박에 의해 구조됐다.
◇사망자 명단
△서영식(41·제주시 구좌읍) △이성대(48·서귀포시 상예동) △최철욱(51·제주시 삼도2동) △최평록(56·서귀포시 서귀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