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당선인 복지공약 이행에 매년 54조원 더 필요"

입력 2013-01-20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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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복지공약을 모두 이행하려면 임기 5년간 매년 54조원이 더 필요하다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유수의 민·관 연구 기관 등은 대체로 이 같은 내용의 공약 비용 추계치를 제시했으며, 이는 새누리당이 대선 공약집에서 밝힌 소요재원 130조원의 2배를 넘는 규모여서 실현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하게 뒤따를 전망이다.

앞서 박근혜 당선인은 18일 새누리당 지역선대위원장 출신자들과 한 오찬에서 일부 전문가와 여권 일각에서 제기된 공약수정론과 속도조절론 등을 겨냥해 “약속한것은 지켜야 한다”며 일축한 바 있다.

20일 민간·국책연구소와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박 당선인의 복지공약 이행에필요한 재원은 5년간 최소 270조원으로 추산된다.

연평균으로 따지면 54조원이다. 올해 편성된 복지예산 100조원의 절반을 넘는 규모로, 우리나라의 한해 국내총생산(GDP) 1천237조원의 4.4%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해 6월 내놓은 ‘복지공약 비용추정 및 시사점’ 보고서는새누리당의 총선 복지공약 이행에 드는 추가 비용이 270조원이라고 계산했다.

고용·노동 분야에 111조5천억원, 주택 분야에 107조원, 교육 분야에 18조5천억원, 보육·가정·여성 분야에 12조2천억원 등이다.

새누리당은 이후 대선 때 민주통합당의 총선 복지공약에서 상당수를 가져다 쓰거나 규모를 늘리는 방식으로 기존 총선 공약까지 포함한 대선 공약집을 만들었다.

기재부가 정부 합동으로 꾸린 복지 태스크포스(TF)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총선 복지공약을 모두 집행하려면 5년간 268조원이 더 필요하다고 지난해 4월 밝혔다.

당시 각 당의 복지공약 재원을 점검·발표한 기재부 김동연 제2차관은 “지방재정 소요액까지 고려하면 공약 집행 비용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따라서 박 당선인의 복지공약을 모두 이행하려면 보고서가 새누리당 총선 공약만 토대로 추산한 270조원보다 더 많은 돈을 투입해야 할 수 있다.

보건사회연구원은 지난 16일 무상보육, 기초연금, 4대 중증질환 등 일부 주요 복지공약만 놓고 따지면 새누리당 추산보다 2~3배의 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공약 수정론은 시기상조라거나 증세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박 당선인 측의 거듭된 입장 표명에도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두고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18일 한국재정학회 토론회에서 무리하게 공약을 이행할 것인지, 속도나 우선순위를 조정할 것인지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희원 동국대 교수(법학)는 “공약 100% 이행은 환상에 불과하다”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업무보고도 ‘버릴 공약’을 찾는 학습과정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유찬 홍익대 교수(경영학)는 “비과세 축소나 지하경제 양성화로 과연 얼마나필요 재원을 끌어올지 의문”이라며 소득세율과 법인세율을 올리는 증세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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