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김포에 사는 최동석(37ㆍ학원강사)씨는 최근 설을 앞두고 백화점 골프숍을 찾았다. 지인에게 선물할 골프용품을 고르기 위해서다.
그러나 최씨는 원하는 선물을 고르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골프용품은 종류와 스펙이 다양해 선물 받을 사람의 취향과 구력ㆍ레벨 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노현명 신세계백점화 강남점 골프숍 매니저는 “설 연휴를 앞두고 선물용 골프용품 문의가 크게 늘었다”며 “선물 받을 사람의 구력과 연령·레벨을 충분히 파악하지 않으면 선물을 하고도 낭패를 보기 쉽다”고 조언했다.
우선 선물용 골프용품을 고르기 전에는 금액을 정해 놓은 것이 좋다. 노현명 매니저는 “비용 부담을 줄이고 싶다면 골프공과 장갑, 티세트 등 소모품이 좋다”며 “가격은 10만원 이내로 비싼 선물은 아니지만 골프를 즐기는 데 있어 반드시 필요한 아이템이기 때문에 선물용으로는 안성맞춤”이라고 설명했다.
선물 받을 사람의 나이와 구력을 충분히 감안하면 보다 센스있는 선물을 할 수 있다. 노 매니저는 “선물 받을 사람이 초보자라면 반드시 양피장갑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며 “최근 출시된 제품은 합성피혁이라도 내구성뿐 아니라 편안한 그립깜까지 갖춰 양피장갑이 부럽지 않다”고 말했다.
골프공은 연령과 실력에 상관없이 대부분 타이틀리스트를 선호한다. 그러나 노 매니저는 “시니어 골퍼나 초보자에게는 젝시오, 볼빅, 파이즈 등 소프트하고 가벼운 느낌의 골프공을 사용하면 파워가 약한 골퍼들도 비거리 향상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금액에 상관없이 인기 있는 선물용 아이템은 드라이버다. 그러나 드라이버는 브랜드가 다양할 뿐 아니라 선물 받을 사람의 취향과 구력ㆍ레벨ㆍ스윙스피드 등을 전부 따져가며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실패 확률이 매우 높다.
노 매니저는 “소모품은 아니지만 골프채 중 가장 상징성이 있을 뿐 아니라 쉽게 교체하는 아이템”이라며 “만약 선물 받을 사람의 스펙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면 일반적인 스펙을 구입해 교환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골프숍 특성에 따라 다르지만 선물용 드라이버로서 인기 있는 아이템은 비공인(고반발)이다. 마루망 마제스티를 비롯해 에스야드, 아키라, 스워드, 미스테리, PRGR 등이 비공인 드라이버의 대표적인 브랜드다. 특히 마제스티는 높은 인지도와 신뢰도를 바탕으로 수년째 인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로드숍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선물용 골프용품은 퍼터다. 유재현 씨티골프숍(서울 종로) 대표는 “골프채 중에서도 스펙이 간단하고 비용 부담이 적어 선물용으로 인기”라며 “일반적으로 드라이버 하나를 구매하는 데 드는 비용은 40만~50만원이지만, 이 정도 금액이면 최고급 수준의 퍼터를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선물용으로 인기 퍼터는 평범하고 지나치게 튀지 않는 모델이다. 유재현 대표는 “트렌드에 상관없이 인기 있는 퍼터 브랜드는 핑과 오디세이로 무난하고 평범한 타입을 선물하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골프화나 캐디백은 비교적 비용 부담이 적지만 선물용으로는 꺼려하는 사람이 많다. 유 대표는 “골프화는 발 사이즈를 정확하게 알아야 하고, 직접 신어보지 않으면 불편 유무를 알 수 없어 선물용으로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캐디백은 스펙이 단조롭고 몸에 맞출 필요가 없어 선물용으로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필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아이템일 뿐 아니라 취향도 천차만별이어서 선물 받을 사람이 원하지 않는다면 선물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게 골프숍 관계자들의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