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직접 주식시장에 뛰어들 수도 없다.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서만 맴돌고 테마주들이 판치는 등 수익을 낸다는 확실한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혼자금이나 내집 마련을 위해, 혹은 자녀 교육비나 노후 대비를 위해 한 푼이라도 모으고 불리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다면 올해 전문가들이 전망하는 재테크 환경은 어떠할까. 국내 증권사 지점장 60인에게 들어본 재테크 환경에 대해 알아보자.
◇올해 2~2.5% 성장 전망 = 올해 전 세계 경제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해 유럽 부채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도입된 여러 방안이 세계 경제를 부양하는 데 기여했지만, 아직 완연한 회복세로 이끌지는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세계은행 역시 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4%로 0.6%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하향 조정 이유에 대해 세계은행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은 지났지만 여전히 위태롭고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개도국이 비교적 탄탄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선진국 경제가 여전히 불안하고 회복세가 부진한 데 따른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역시 세계 경제성장률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했다. 60명 가운데 26명(43%)은 ‘2.5~3% 성장할 것’으로 점쳤고, ‘2~2.5% 성장할 것’이라는 응답이 14명(23%), ‘3~3.5% ’역시 14명(23%)으로 같았다. ‘2% 이하로 성장할 것’이라는 응답도 6명(10%)이나 됐다.
‘2.5~3% 성장할 것’으로 응답한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가 저성장 국면이 지속되기 때문에 우리나라 역시 세계 경제와 연동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김용직 현대증권 대치WMC 지점장은 “글로벌 경기가 바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변국들의 부진이 해소되면서 수혜를 입던 업종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며 “경쟁심화 및 물가상승으로 체감소득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유승연 KB투자증권 강남스타PB센터 지점장은 “새 정부 집권 초기의 경기부양책 및 재정투입이 예상되지만, 높은 실업률과 중산층 부진으로 성장성에 제약이 있을 것”이라고 이유를 꼽았다.
◇기준금리 동결과 인하 ‘팽팽’ =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연 3.00%에서 2.75%로 인하한 뒤 경기회복을 위해 3개월째 동결시키면서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기준금리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은 동결될 것이라는 의견(22명)과 인하할 것(20명)이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먼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대답한 이유에 대해서는 글로벌 경기가 점차 회복세에 접어들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박희섭 신한금융투자 도곡지점 지점장은 “한국은행의 금리정책 방향은 선진국과 상관관계가 매우 높다”며 “경기회복 사이클상 선진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전망돼 한국은행 역시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용섭 KTB투자증권 대구금융센터 센터장은 “지난해 한국은행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했기 때문에 고민이 아주 큰 한해가 될 것”이라며 “두 마리 토끼를 잡기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라고 답한 20명의 전문가들 가운데서는 17명이 0.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돈영 신한금융투자 삼성역지점 지점장은 새 정부가 들어서기 때문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그는 “다음 정부에 환율 문제에 대한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현 정부에서 금리를 한 차례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장기금리가 하락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금리 인하는 실효가 적기 때문’ ,‘가계부채와 원·달러 환율의 부담’ 등으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환율 1050선 이하 전망 = 최근 주요 선진국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원·달러 환율이 1050원대로, 원·엔 환율이 1170원대로 주저앉아 환율 상황이 한국 기업의 수출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환율이 내려가면 수출로 수익을 내는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환율 하락 우려가 커지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등 경제 수장들은 최근 잇따라 구두 개입에 나서며 환율 안정에 분주한 모습이다.
증권사 지점장들은 올해 원·달러 환율 전망에 대해 ‘1050원선 이하를 이어갈 것(43명)’이라고 가장 많이 답했다. 또한 12명의 지점장들은 ‘1000원선 이하로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환 동양증권 W프레스티지 강북센터장은 “국내 경제 전반적 펀더멘털 비해서 원화 가치가 여전히 저평가되었다는 분석이 많고, 주요국 경기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 미국 재정부담이나 중국경제 체제 전환 과정에서의 불확실성 증대, 유럽의 정치적 불협화음 여부가 미칠 경제적 불확실성을 감안해 환율 하락세가 조금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환율이 1000원선 이하로 내려갈 것이라고 답한 12명의 지점장들은 하나 같이 “원화 강세로 인해 환율이 1000원선 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의 개입 등으로 인해 1000원선은 결국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시장은 상저하고 예상 =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은 국내 및 해외 등의 악재로 인해 장기 박스권에 머무르고 증시 거래대금이 감소하는 등 좀처럼 활력을 찾기 힘들었다. 투자자들은 올해 주식시장이 지난해 부진을 만회하길 기원하고 있지만 호락호락하진 않다. 올해 역시 지난해에 이어 예상치 못한 변수들에 시달릴 전망이다.
올해 주식시장이 ‘상저하고(上低下高)’ 형태를 보일 것(38명)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상반기보다는 하반기 글로벌 경제가 턴어라운드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토대를 두고 있다.
이한태 KTB투자증권 선릉역 지점장은 “여전히 세계금융 상황이 우호적이지 않고 변수가 많아 상반기에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강한 시그널이 있으면 ‘상고하저’가 예상되지만 결정적 모멘텀이 약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다소 긍정적인 경기회복의 신호탄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즉 상반기보다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주가 상승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기부양 효과와 국내 상반기 재정 조기집행 효과, 중국의 투자활성화 진행 등의 요인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의견도 19명이나 제기했다. 그 이유로‘신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의 선방영’ ,‘미국과 중국의 경기회복 및 외국인 매수 강화’ ,‘횐율문제로 인해 하반기 수출기업 가격경쟁력 악화’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