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새 정부의 첫 국무총리 내정자를 직접 지명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당선인이 총리 내정자를 직접 발표한 것은 새 정부의 가장 핵심적인 인선을 국민에게 직접 설명하겠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또 대통령이 국무장관 등 요직의 후보를 지명할 때 대통령이 직접 소개하는 ‘지명식’이 정착된 미국을 벤치마킹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 당선인은 24일 오후 2시 서울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본관 2층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공동기자회견장을 찾아 총리 내정자를 직접 지명했다.
그는 후보 이름을 거론하지 않고 “저와 함께 새 정부를 이끌어갈 국무총리 후보자는 현재 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계시는 분”이라고만 소개했다. 박 당선인이 발표를 이어가는 동안 김용준 국무총리 내정자는 박 당선인의 오른쪽 옆에서 지팡이를 짚고 서 있었다.
박 당선인의 이 같은 발표는 미국 등의 선진국 모델을 일정 정도 벤치마킹한 측면과 함께 국민에 대한 예우 차원의 의미가 강해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 김대중·노무현 당선인 등 역대 인수위에서 대변인 또는 비서실장이 총리 내정자를 발표하는 방식을 취해오다 5년전 이명박 당선인이 직접 한승수 총리 후보를 발표하면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한편 이날 김 내정자가 지명되자 기자회견장은 한때 술렁이기도 했다.
김 내정자는 언론에서 총리 후보로 거의 거론되지 않았던 인물이다. 인수위 주변에서는 청빈함과 조직 내 호평 등을 바탕으로 김능환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조무제 전 대법관, 이강국 전 헌법재판소장 등 법조인을 유력 후보군으로 예상했었다.
취재진들은 김 내정자가 기자회견장 단상에 올라 마이크 옆 의자에 착석하는 순간까지 인수위원장 자격으로 동행했다고만 생각했다. 박 당선인의 측근들도 발표 직전 또는 발표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