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다보스포럼서 ‘사회적 주식시장’ 제안

입력 2013-01-2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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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간 거래 가능한 ‘사회적 가치 보상권’ 아이디어 눈길

▲최태원 SK(주) 회장이 25일(현지시간) 다보스포럼에서 '임팩트 투자'를 주제로 열린 세션에서 사회적기업 활성화를 위한 SK식 전략과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제공=SK)
최태원 SK(주) 회장이 글로벌 리더들에게 사회적기업 활성화를 위한 투자 플랫폼 구축을 제안했다.

스위스 다포스포럼에 참석 중인 최 회장은 25일(현지 시간) 오후 ‘임팩트 투자(Investing for Impact)’를 주제로 열린 세션에서 “사회적기업이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임팩트 투자가 활성화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일반 대중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투자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임팩트 투자’란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와 환경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업이나 기업을 찾아 적극적이고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일종의 ‘착한 투자’다.

최 회장은 이자리에서 SK의 사회적기업 육성 비전과 경험을 소개한 뒤 “큰 규모의 사회적기업 성공 사례도 필요하지만 소액이라도 다수 대중이 (중소 규모의) 사회적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회적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자본시장을 만들고 대중들의 ‘임팩트 투자’를 촉진하는 플랫폼을 구축하면 사회적기업의 기반이 탄탄해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대중의 참여로 자본시장을 조성하기 위한 방편으로 직접 고안해 낸 ‘사회적 가치 보상권(Social Progress Credit)’을 제시했다. 이는 사회적기업과 투자자에게 각각 부여한 재정적 인센티브와 세제 감면 및 금융 지원 등 재무적 혜택을 탄소배출권처럼 거래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최 회장은 “사회적기업의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사회적 주식시장’ 설립까지 이어지면 사회적기업이 안정적으로 자본을 유치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면서 사회적기업을 효율적으로 지원·투자하는 IT 플랫폼 구축을 위해 SK가 유엔 산하기구인 UNGC(유엔글로벌컴팩트)와 함께 진행 중인 ‘글로벌 액션 허브(Global Action Hub)’를 소개했다.

‘글로벌 액션 허브’는 최 회장이 지난해 6월 브라질 리오에서 열린 ‘리오+20 기업지속가능성 포럼’에서 제안한 IT 기반의 사회적기업 플랫폼으로, 오는 9월 베타버전이 공개된다.

전 세계의 사회적기업가와 투자자, 전문가, 정부 등 사회적기업 생태계 참여자들이 창업, 투자 관련 정보와 혁신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일종의 사회적기업 포털인 셈이다.

최 회장은 “자본시장과 플랫품이 구축되면 소액 투자가 대중화되고 사회적기업 투자의 기대 수익이 높아져 중소 규모의 사회적기업으로까지 ‘임팩트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며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과 참여를 촉구했다.

한편 질리안 테트 파이낸셜타임스 편집장 사회로 진행된 이번 세션에는 말레이시아 국영투자공사인 카자나 국책은행의 아즈만 목타르 회장, 미국 벤처캐피탈 크레센도 벤처스의 창립자 데이비드 스프렝 등 패널을 포함해 90여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기업계 대표 패널로서 유일하게 참석했다.

그는 한 방청객의 “사회적기업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질문에 “사회 문제는 우리가 해결에 나설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 적극적이고 진취적으로 먼저 행동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해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는 후문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이번 다보스포럼 활동을 통해 국제적인 사회적기업 전도사이자 전략가로 확고히 자리매김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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