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현대가 "체육단체장은 우리 것"

입력 2013-01-29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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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축구협회장 당선… 정몽준 의원은 대한체육회장 도전 시사

▲(사진 왼쪽부터)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축구와 양궁, 아이스하키협회장 등 범현대가가 체육단체장을 장악(?)했다.

28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에 뽑혔다. 올들어 체육단체장에 도전한 ‘범 현대가(家)’수장이 모두 당선됐다.

정 회장은 이날 대한축구협회 대의원총회에서 결선 투표까지 간 끝에 축구인 출신 기업가인 허승표 플웍스 회장을 제치고 4년 임기의 축구대통령에 선출됐다.

정 회장은 울산 현대(1994~1996년)와 전북 현대 다이노스(1997~1999년)를 거쳐 2000년 1월부터 부산 아이파크 구단주로 일해온 현역 최장수 구단주다.

정몽규 회장의 당선으로 축구협회는 4년 만에 다시 현대가 수장이 지휘봉을 잡게 됐다. 앞서 정몽규 회장의 사촌형인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1993년부터 2009년 1월까지 무려 16년 동안 대한축구협회장을 맡았다.

올들어 정몽규 축구협회장을 비롯해 갖가지 체육협회장 선거에서 범 현대가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지난 25일 대한양궁협회장 3선에 성공했다.

정 회장은 2005년 제9대 협회장에 올라 8년째 양궁협회를 이끌어 왔다. 그가 재임하는 동안 한국 양궁은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2008년과 2012년 두 차례 올림픽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하는 등 자존심도 지켰다.

정 회장은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남녀 개인전, 단체전 타이틀을 모두 석권하는데 보이지 않는 조력을 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회장의 아버지인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역시 1985년에서 1997년까지 대한양궁협회장을 지냈고, 1997년부터는 협회 명예회장직을 맡고 있다. 정몽구 회장은 그동안 양궁 저변 확대, 인재 발굴 등에 300억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날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도 아이스하키협회장에 선출됐다.

1994년 만도 위니아 아이스하키단(현 안양 한라)을 창단한 뒤 20년 가까이 팀을 운영해온 그는 지난해 11월 그룹 경영에 집중하기 위해 한라 구단주 자리를 내놓았다. 그러나 이번 신임 협회장으로 뽑히면서 다시 얼음판으로 돌아왔다.

범 현대가는 그동안 각종 스포츠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여왔다.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 역시 1982년부터 2년 동안 대한체육회장을 지냈다. 그러나 이번처럼 한꺼번에 세 명이 체육협회장에 당선된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 또한 다음달 치러질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범 현대가의 체육계 약진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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