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대표 공약인‘기초연금제 도입’ 의지를 재확인했다. 4대 중증질환 무상진료도 예정대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공약을 둘러싼 재원조달 논란에 직접 조목조목 반박하며 “증세는 없다”는 원칙도 못박았다. ‘박근혜표 복지공약’을 민생정부 실현을 위한 주요 국정 과제로 추진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박 당선인은 28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고용복지분과와 가진 국정과제 토론회에서 기초연금 공약과 관련해 “어르신에 대한 국가의 도리와 책임이라는 관점에서 만들어졌다”며 강한 실행 의지를 보였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OECD 국가 중에서 아마 가장 높다”고 지적하며 “기초연금 도입도 어르신들에게 최소한의 안정된 노후를 보장해 드리기 위한 것”이라며 그 필요성을 설명했다.
기초연금 제도는 기초노령연금과 국민연금을 통합한 개념으로 박 당선인의 대표 복지공약이다. 연금 수령자를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못한 65세 이상 모든 노인으로 확대해 매월 기초노령연금의 2배인 20만원씩을 지급하겠다는 게 골자다.
특히 젊은층 등 국민연금 가입자와의 형평성 시비가 불거진 데 대해 박 당선인은 “국민연금에 가입되지 않아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에게 20만원을 깔아주고, 국민연금 가입자들에겐 20만원이 안 되는 부분만큼 재정으로 채워 주는 방식으로 하면 국민연금의 장기 안정성에도 변함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렇게 하면 연금 가입자들도 추가적인 보험료 부담이 없어 손해 보는 것이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같은 발언은 65세 이상 국민연금 가입자와 그렇지 않은 자 간의 지급 액수를 차등화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결국 기존 국민연금 가입자들의 경우 별반 혜택의 차이가 없어 형평성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박 당선인은 이날 재원충당 문제와 관련해서도 “새로운 세금을 걷는 것이 아니라 이미 약속드린 대로 정부의 불필요한 씀씀이를 줄이고 비과세·감면조정, 지하경제 양성화 등으로 재정을 확보하겠다”며 항간의 ‘증세 불가피론’을 일축했다. 지하경제 양성화에 대해선 “조세 정의 차원에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이고, 부처간 정보를 공유해 노력하면 가능하다”고 밝혔다. 역시 지하경제 양성화의 경우 조세 저항과 해외 공조 등의 어려움이 많은데다 비과세·감면 제도 정비도 역대 정권마다 세수 확보 차원에서 언급됐지만 이해관계자들의 반발로 국회에서 번번이 무산된 적이 있어 현실화까지는 적잖은 난항이 예상된다.
‘소요재정 과소 추계’ 논란이 일었던 암·뇌혈관·심혈관·희귀성 난치병 등 ‘4대 중증질환 100% 국가보장’에 대해서도 박 당선인은 중단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2014년 이후 비급여의 급여 전환과 급여기준 확대라는 두 방향을 설정한 만큼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작성해 환자들과 가족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항목부터 우선적으로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밖의 중증질환 무상진료에 대해서도 재정건전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수 있는 계획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