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극심한 환경오염이 개혁개방 성과인 경제 기적을 끝낼 수 있다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환경운동가와 경제학자 등 전문가들은 그동안 중국이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재앙이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달 들어 중국 중부 지역을 덮친 스모그는 이런 전망이 현실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포춘은 전했다.
베이징 시당국은 이날 스모그가 위험 수위에 도달하자 외출 자제령을 내렸다. 시 환경감시센터에 따르면 이날 베이징의 PM 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 당 평균 370마이크로그램(㎍)을 기록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스모그 기준치의 15배가 넘는 수치다.
전문가들은 대기오염으로만 중국에서 한해 70만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MIT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환경오염에서 비롯된 노동력 상실과 헬스케어 비용 증가 등 피해규모는 1120억 달러(약 121조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 1975년에 비해 환경비용이 다섯 배나 증가한 것이다. 개혁개방 이후 수 십 년간 환경을 무시한 결과 이런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는 셈이다.
중국 에너지에서 공해를 심하게 일으키는 석탄 비중은 70%에 이르며 거리 위를 달리는 자동차 수는 2억3000만 대에 육박하고 있다고 포춘은 전했다.
중국 정부가 환경오염 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규제를 선진국 수준으로 맞추면 아직 기술력이 부족한 현지 기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고 성장을 중시하는 지방 관료들이 환경오염을 은폐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그러나 정부가 환경오염 해결을 미루면 경제적 재앙은 물론 사회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포춘은 경고했다. 최근 수 년간 중국 곳곳에서 환경오염시설이 들어서는 것에 반대하는 시위가 잇따랐다. 지난 19일에는 선전에서 주민 수백 명이 LCD 패널 공장 건설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중국에서 환경보호 비용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3% 수준이며 전문가들은 최소한 이 비율을 2~4%로 높여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